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 등 신산업을 육성해 국가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연평균 투자금액은 25조400억원으로, 올해 세운 국내 투자액(24조3000억원)보다 4.3% 늘어나 역대 최대치다. 올해까지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6년 이후에는 AI·로봇 등 신산업 발굴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정의선 회장 등 주요 총수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면담한 뒤, 이 같은 중장기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5년간 투자금액을 분야별로 보면 △미래 신사업 50조5000억원 △R&D 38조5000억원 △경상 투자 36조2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국내 AI·로봇 산업 육성과 그린 에너지 생태계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국가 경제 기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피지컬(Physical) AI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페타바이트(PB)급 데이터 저장소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 설립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행보는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2030년 엔드투엔드(E2E) 기반 자율주행 기술개발' 방침에 맞춰 '아트리아(Atria) A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 개발에는 포티투닷(42dot)과 모셔널(Motional)이 참여하며, 2026년 하반기 선보일 SDV 페이스카(Pace Car)가 그룹의 자율주행 전략 방향을 상징할 시험차로 활용된다.
R&D 투자에서는 후륜 기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경상 투자로는 국내 생산 설비 효율화를 추진한다. 또 현대차·기아의 1차 협력사가 올해(2025년) 부담한 대미(對美) 관세를 소급 적용해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수출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218만 대였던 수출 규모를 2030년 247만 대로 늘리고, 이 중 전동화(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 차량은 지난해 69만 대에서 2030년 176만 대로 2.5배 이상 확대한다. 내년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이 준공되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지난 14일 열린 기아 화성 오토랜드 목적기반형차량(PBV) 전용공장 '이보(EVO) 플랜트' 기공식은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투자 방향을 상징하는 사례다. 당시 행사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참석해 국가적 관심 속 투자 전환의 상징적 의미를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