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호텔기업, 객실 매출·투숙률 급증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 역대 최대치 전망

국내 주요 호텔들이 지난 3분기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호텔업계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성 쑥
호텔롯데의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 3분기 386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4.1% 늘었다. 특히 롯데호텔의 객실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역시 3분기 매출은 2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20억원으로 전년 보다 26억원(13.4%) 증가했다. 일부는 지난 7월부터 편입된 신세계건설 레저사업부의 영향이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건설 레저산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467억원)과 영업이익(39억원)을 고려하면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본업 성장세도 두드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3분기 호텔 투숙률과 객단가는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됐다.

GS그룹의 파르나스호텔은 3분기 매출액이 1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 신장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파르나스 호텔 제주,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 등 주요 호텔의 매출이 일제히 성장한 덕분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4.1% 소폭 감소했으나 이는 지난 9월 재개관한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의 초기 비용이 일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DL그룹의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3분기 매출 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소폭(1.7%)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보다 12.5% 성장했다. 이는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이다.
호텔신라의 호텔&레저부문의 3분기 매출액은 1761억원,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0.5% 증가했다. 서울신라호텔의 매출은 전년보다 12.4% 늘었고 신라스테이의 매출 역시 4.7% 성장했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58억원)에 머물렀지만 매출액은 827억원을 기록, 4.9% 성장했다. 3분기 객실 매출이 전년 보다 4.0% 늘어난 덕분이다. 객실 평균 점유율도 80.3%를 기록하며 전년(77.4%)보다 상승했다.
2019년 넘는다
3분기 호텔업계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1~9월 방한 누적 외래 관광객은 1408만명으로 전년 보다 약 16.0% 늘었다. 특히 3분기 중 7월의 외래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23.1% 증가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8월에는 올해 월간 최다인 182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간 방한 외래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은 해는 2019년(1750만명)이었다. 역대 통계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말로 갈수록 증가한다. 현대경제연구소에서는 연말까지 방한 관광객이 2009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실제로 각 호텔의 세부 실적을 살펴보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3분기 외국인 투숙객 수가 전년 대비 10만명(8.9%) 증가하면서 호텔 객실 매출이 4.6% 성장했다.
파르나스호텔의 경우 파르나스 호텔 제주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20%를 돌파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25% 늘어난 덕분이다. 또 명동·인사동·동대문 등 'K컬처' 중심지에 위치한 나인트리 바이 파르나스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서울 기준 78.1%에 달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 역시 여의도, 코엑스, 마포 등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에 위치해 있어 만실에 가까운 높은 투숙률을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자 호텔들은 이들을 위한 패키지까지 선보이며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순 숙박을 넘어 'K컬처', 'K푸드', 'K뷰티' 등 한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키지는 주로 내국인 고객 대상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 한국 문화를 경험하길 원하는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대상 패키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특수를 누린 데다 입국 외국인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외국인 관광 수요가 겹치면서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주요 호텔의 투숙률이 꾸준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4분기는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국제 행사와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계절적 성수기가 맞물려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