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LG화학·디앤오 CEO 교체
세대교체 속 AI 강자 의지 강조
신학철 부회장·조주완 사장 용퇴
구광모 ㈜LG 회장이 주력 계열사 CEO의 세대교체를 주문하며 '변화'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통해 리더십 교체를 꾀하고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AX(인공지능 전환) 의지를 내비치며 혁신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LG그룹은 27일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LG전자, LG화학, 디앤오 등 3개 계열사 CEO 교체와 동시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사들을 승진시켰다.

수장 교체 나선 LG…변화 시작
그룹의 핵심인 LG전자는 조주완 CEO가 용퇴하고 이 자리에 가전전문가인 류재철 사장을 내정했다. LG전자의 핵심인 가전 사업의 시장 지위력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냉난방공조와 B2B 등에서도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한 인사라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부침을 겪고 있는 LG화학은 김동춘 첨단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CEO로 선임했다. 김동춘 CEO는 현재 맡고 있는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한다. LG화학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더욱 힘을 주기 위한 인사라는 게 업계 평가다.
레저, F&B, 건설관리사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디앤오 수장 역시 교체했다. 디앤오의 새로운 CEO에는 이재웅 LG전자 법무그룹장 부사장이 임명됐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그룹 내 다양한 회사에서 법무 책임자를 역임하는 동안 폭넓은 경험을 통한 사업 이해도와 리스크 관리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이외 동시에 문혁수 LG이노텍 CEO,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회사의 핵심 먹거리인 전장과 냉난방 공조 분야에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다.
그룹 측은 "LG는 앞으로도 변화와 혁신의 속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되면 수시 인사를 실시하는 등 유연하게 인사를 운영할 것"이라며 "미래 기술 중심의 인재 중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혁신, 세대교체로 시작해 AI로 마침표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실제 조주완 LG전자 CEO는 세대교체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9년부터 7년간 LG화학을 이끌어온 신학철 부회장도 용퇴했다. LG화학은 신 부회장이 신성장 미래 사업과 글로벌 경영 기반을 마련하고 세대교체를 위해 물러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0월 LG생활건강 CEO로 이름을 올린 이선주 사장을 비롯,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이재옹 디앤오 부사장 등이 1970년대 생이다. LG화학, LG생활건강, LG CNS 등에서 3명의 80년대생 상무가 탄생했다.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의 인사들도 적극 중용했다. LG그룹은 올해 전체 승진자 중 21%가 ABC분야 인재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제품과 미래 기술 경쟁이 향후 사업 성과를 좌우한다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BC 분야 중심의 연구·개발 인재를 전략적으로 중용하는 기조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연소 승진 상무, 전무, 부사장 타이틀을 단 인사들이 모두 AI 전문가라는 점에 LG그룹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AX(인공지능 전환)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는 평가다. 이날 승진한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 부사장,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 전무,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당당 상무는 모두 AI 전문가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LG그룹 전사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과감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본다"라며 "구광모 회장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AI에 대한 무게감이 담겼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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