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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윤 서스틴베스트 전무, '넥스트 밸류업: 한국 증시 퀀텀업 전략' 출시
단순한 주가 부양 넘어선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재설계 요구 
“밸류업은 정책 아닌 문화… 신뢰가 자본이 되는 구조 만들어야”

 

“한국전력(KEPCO)은 왜 일본의 간사이전력(KEPCO)보다 저평가받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기업 분석이 아니다. 한국 자본시장이 처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을 꿰뚫는 물음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함에도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이유, 이른바 ‘G20 꼴찌’ 수준의 주주환원율과 거버넌스 후진성은 이제 묵은 숙제가 되었다.

 

신간 <넥스트 밸류업(Next Value Up)>은 이 답답한 현실에 대한 명쾌한 진단이자, 한국 경제의 다음 단계를 위한 구체적인 설계도다. 저자 신지윤 서스틴베스트 전무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리서치센터장,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전문위원을 두루 거친 독보적인 이력을 바탕으로 ‘금융’과 ‘환경’을 아우르는 통찰을 제시한다.코스피 5000, 숫자가 아닌 ‘구조’의 문제

 

책은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를 단순한 선거 구호나 숫자의 야망으로 보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아닌 구조를 겨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금껏 한국의 밸류업 시도가 미완에 그친 것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탓이 크다. 저자는 부동산에 편중된 기형적인 자산 구조, ‘일하지 않는 돈’이 되어버린 퇴직연금, 그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인 후진적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것이 밸류업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즉, 밸류업은 정부가 억지로 주가를 띄우는 정책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문화’와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AI와 기후위기, 그리고 ‘한전 리스크’

 

이 책이 다른 경제 서적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에너지’를 경제의 핵심 변수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저자는 “기후를 다스리는 나라는 결국 전기를 다스리는 나라”라고 단언한다.

 

AI(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불러왔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송전망 포화와 경직된 요금 체계, 그리고 한국전력의 천문학적 부채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는 ‘한전 리스크’가 곧 ‘국가 리스크’임을 경고하며, 전력 산업의 구조 개혁 없이는 AI 강국도,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한다. “Sell KEPCO는 곧 Sell Korea”라는 그의 진단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연기금의 역할과 실용주의 ESG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국민연금과 같은 ‘유니버설 투자자(Universal Investor)’의 역할 확대에서 길을 찾는다. 국민연금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여 시장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는 ‘시장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또한,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저자는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ESG는 ‘도덕’의 영역에서 벗어나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이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철저한 ‘투자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유럽이 보여주는 에너지 실용주의처럼, 한국 또한 이념이 아닌 국익과 실리의 관점에서 기후금융과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 경제의 퀀텀 점프를 위한 제언

 

<넥스트 밸류업>은 정책 입안자, 기업 경영진, 그리고 현명한 투자자 모두에게 던지는 묵직한 도전장이다. 저자의 시선은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부터 기후테크 육성, 연금 개혁까지 방대한 영역을 넘나든다. 하지만 그 모든 논의는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바로 ‘신뢰’다.

 

투명한 거버넌스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이 결합할 ,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되고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릴 것이다. 한국 경제의 내일을 고민하는 독자라면, 책이 제시하는 설계도를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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