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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9만 달러 선까지 붕괴했다. 11월 19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9만1000달러로 그동안의 수익을 되돌리며 YTD 수익률 0%를 기록했다. 다른 알트코인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비트코인 대비 언더퍼폼했다. ‘공포와 탐욕지수(Fear & Greed Index)’ 역시 극심한 공포 상태에 이른 점을 보면 코인 투심은 현재 최악이다.

 

AI 버블 논란과 12월 금리 동결 우려

코인 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두 가지 축이 있다. 하나는 AI 버블 논란의 재점화, 다른 하나는 12월 금리인하 기대의 급격한 후퇴다.

 

먼저 AI를 보자. 최근 오픈AI가 미국 정부에 보조금 지원을 요청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고 메타 역시 AI 지출 확대로 인한 이익 훼손 우려에 직면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오라클과 코어위브도 CDS(부도 스와프) 프리미엄이 뛰어오르면서 일시적으로 ‘파산 공포’를 조장했다.

 

여기에 영화 ‘빅숏’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엔비디아·팔란티어 등 핵심 AI 관련주를 공매도에 올려두고 “일부 기업들이 회계연도를 늘려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AI 버블에 대한 공포가 시장 전반으로 번진 셈이다.또 다른 변수는 금리다. 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인하 확률은 한때 100%에 근접했으나 이제는 50%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FOMC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빅컷’ 기대는 사실상 사라졌다. 유동성 확장이 지연되면 위험자산, 특히 코인에는 치명적이다.

 

AI는 버블일까? 코인은 어떨까?

AI가 과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이 버블의 ‘정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아직 실적이 견조하고 밸류에이션 역시 닷컴버블 대비 낮다. 빅테크 핵심 플레이어들이 자금조달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면, 그리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AI 주도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코인이다. 10월 10일 대규모 청산 이후 코인은 반등을 시도하기보다 오히려 AI 주식 대비 더 깊은 언더퍼폼을 기록했다.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약세장의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고점 신호들이 있다. 이 신호들은 과거 2017년 ICO 버블, 2021년 디파이·NFT 버블 직전에도 나타났던 패턴과 매우 흡사하다. 하나씩 살펴보자.

 

DAT 기업들의 mNAV 프리미엄 하락

최근 가장 뚜렷한 이상 신호는 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의 ‘시장 시가총액 대비 보유자산 가치(mNAV)’ 프리미엄 붕괴다.2024~2025년 수십 개의 DAT 프로젝트가 등장했지만 정작 다수는 mNAV의 1을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 DAT 대장인 스트래티지 역시 mNAV가 1에 근접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mNAV가 1을 하회하면 일부 DAT들은 주주환원을 위해 결국 보유자산(ETH·BTC 등)을 매도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DAT 투심을 악화시켜 mNAV 할인을 야기하는 부정적인 순환을 야기한다. 실제로 이미 매도가 현실화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이더질라는 약 4000만 달러 규모의 ETH를 시장에 매도했다.

 

이는 단순한 프로젝트 리스크를 넘어 시장 전체의 매도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DAT들은 유동성 장세 후반부에서 자주 등장하는 ‘파생 버블’의 전형적 모습이다. 내재가치가 아닌 프리미엄(즉 기대·서사·마케팅)로 가격이 움직이다가 프리미엄이 붕괴하면 기초자산 매도로 이어지고 그 매도가 다시 시장을 타격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활발해진 코인 IPO-후반부 사이클의 전형적 특징

AI IPO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코인 IPO만 유독 활발하다. IPO는 보통 기업가치를 가장 비싸게 받을 수 있을 때 경영진, 초기투자자 등의 인사이더들이 리테일 투자자들을 마지막 유동성 출구로 활용할 때 사용한다.

 

심지어 최근 트렌드는 다음과 같은 기묘한 순환 구조를 보인다. 코인을 발행한 회사가 다시 IPO를 진행하거나(컨센시스: 리니아·메타마스크 코인, 애니모카: 모카버스 코인), IPO를 한 회사가 코인을 새로 발행하려고(코인베이스: Base 네이티브 토큰, 서클-ARC 토큰)한다. 이는 리테일 자금을 최대한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최근 코인 IPO 사례 (BM, IPO 시기)

Circle(Stablecoin) — 2025년 6월

Bullish(거래소) — 2025년 8월

Gemini(거래소) — 2025년 9월

Figure Tech(렌딩) — 2025년 9월

IPO 예정 기업들: Kraken(거래소), Bithumb(거래소), BitGo(지갑), Consensys(이더리움 인프라), Animoca(게임·메타버스), Ledger(지갑)

 

위 코인 IPO 라인업을 보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코인 기업들은 지금이 상장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지금이 고점에 가까운 시기라는 뜻이다. 2025년 들어 Pump Fun, World Liberty, Plasma 등 신규 IPO가 폭발적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각 거래소·런치패드로 신규 프로젝트가 쏟아지고 있다.최근 시장에서 보여지는 공통적 특징은 과도한 청약 참여, ‘초기 가격’에 투자하는 패턴,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 구조다. 이는 2017년 ICO 붐과 2021년 IDO·NFT 붐에서 목격됐던 전형적인 말기 패턴이다.

 

 

<최근 암호화폐 IPO 시장에서 보여지는 특징> 

- 과도한 청약 참여(oversubscription)

- 토큰의 실체보다 ‘초기 가격’에 투자하는 패턴

- 단기 매매 중심의 시장 구조

 

마지막 징후는 OG(1세대) 프로젝트들의 TGE(토큰 발행) 러시다. 오픈씨, 메타마스크 등 코인 산업 초기의 상징적 프로젝트들이 갑자기 토큰 발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체로 이 패턴은 다음 의미를 갖는다.

 

①프로젝트 실적이 더 개선되기 어렵다 ②인사이더들이 현금화 타이밍을 지금으로 판단한다 ③새로운 서사보다 ‘남은 유동성 회수’가 목적이 된다. 즉 토큰 발행 러시는 업계 내부에서도 “지금이 마지막 랠리 국면”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AI와 달리 코인은 이미 상당 부분 사이클 정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 최후의 랠리가 남았다 하더라도 유동성 장세 후반부의 ‘반짝 랠리’가 전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하지만 그것이 코인 산업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스테이블코인 진흥, 대기업의 채택,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험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코인 상승장의 연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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