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가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다. 12월 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11월 23일 ‘감독형 FSD’ 기능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전격 배포했다.
업데이트 대상은 북미 공장에서 생산된 4세대 하드웨어(HW4) 사양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S와 모델X 차량이다. 앞서 11월 12일 자사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감독형 FSD 기술의 국내 출시를 예고한 지 11일 만이다. 한국은 7번째 FSD 출시 국가가 됐다. 해당 시스템은 운전자의 지속적 전방 주시 아래 차량이 스스로 시내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 경로 탐색 등을 수행하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이다.
2020년 미국에서 베타 버전이 첫선을 보인 후 수년간 이 기능을 기다렸던 한국 소비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이나 자동차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인플루언서들은 흥미로운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유명 IT 유튜버 잇섭, 자동차 유튜브 채널 모트라인과 김한용의 모카(MOCAR)에서 공통적으로 한 칭찬은 바로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부드러움이다. 차량이 속도를 줄이고 멈출 때 아주 미세하게 컨트롤하는 느낌을 칭찬했다.
잇섭은 이를 두고 “아주 고급진 모범택시를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잇섭의 동승자는 테슬라 FSD가 마치 강병휘 선수(카레이서) 정도의 정교한 운전실력자가 운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좁은 길에서 전방에 사람이 나타나면 우선 멈췄다가 보행자가 완전히 지나가고 난 후 서행하며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유튜버 모트라인은 “운행이 정말 부드러워 머리가 앞뒤로 안 흔들리는 것뿐 아니라 좌우로 흔들리는 일 또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물론 테슬라 FSD에 대한 아쉬움도 역시 있다. 모트라인은 테슬라 FSD가 신호를 못 보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가끔 횡단보도 바로 위에 신호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인플루언서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실선에 대한 부분이다. 테슬라 FSD는 급한 경우 실선을 가끔 넘나든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영상의 댓글도 FSD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대부분은 이 기술에 대해 긍정적이다. “자동과 수동이 이제는 변속을 말하는 게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제 테슬라만 자동차, 다른 차는 수동차” 등과 같은 댓글이 대표적이다. 다만 테슬라 FSD는 1억원을 호가하는 모델S와 X에서만 가능하다는 점과 900만원 정도를 추가 지불해야 사용 가능한 옵션이라는 점은 공통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현재 한국에서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차량은 1000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FSD가 출시 초반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다른 자율주행차의 방식과 기술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FSD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 비전 기반이라는 점이다. 현대차·GM 등 다른 자동차 기업들의 자율주행은 지도 기반이다. 타사 자율주행은 정밀 지도, 라이다 센서, GPS 등을 기반으로 하는 반면 FSD는 차량이 입력된 영상 정보로 스스로 도로를 해석하고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자율주행 기술과 테슬라 FSD는 정보의 처리 방식도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방식은 룰(rule) 베이스이고 테슬라 FSD는 엔드투엔드(End-to-End) 방식이다”라고 정의했다. 룰 베이스 방식은 행동 명령을 하나 하나 일일이 넣는 방식이다. 엔드투엔드 방식은 축적된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학습 데이터는 테슬라가 그간 92억km를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이다. 사용자가 더 많이 오래 타고 다닐수록 테슬라 FSD는 더 학습돼 발전한다.고 센터장은 “특히 한국은 테슬라 FSD에 있어 최고의 학습장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북미와 비교해 도로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비정형 차선, 폭넓은 차량 종류, 보행자와 이륜차의 빈번한 출현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다. 그는 “자율주행 제작사 입장에서 복잡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시키면 글로벌 대응력이 크게 높아진다”며 “테슬라는 한국 시장에서 FSD를 출시함으로써 자율주행의 테스트 베드로서 큰 전략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