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미국계 메이저 은행의 ‘부도설’이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실제 부도 가능성보다는 은(銀) 파생상품 거래 과정에서의 대규모 손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근거 없는 시장 공포의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계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 은행(G-SIB) 중 한 곳이 최근 은 가격 폭등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 대응에 실패해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이른바 ‘지라시’가 유포됐다.
해당 정보는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관련 설문의 적중 확률이 70%를 상회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과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뛰어넘는 금융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당 설에 대해 "부도설은 다소 앞서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최근 파생상품 시장에서 은 가격 폭등으로 인한 ‘숏스퀴즈(가격 상승 시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하는 현상)’가 발생한 것은 정황상 사실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특정 메이저 은행이 마진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대규모 손절매를 단행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손실의 규모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해당 은행의 손실액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6000억원) 중반 수준이다. 하 애널리스트는 "이 정도 손실 규모는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수익 구조와 비교했을 때, 은행 전체의 존립을 흔들거나 부도 위험으로 전이되기에는 부족한 손실 규모"라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소동이 연말연시 얇아진 거래량과 맞물려 시장의 공포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발생했던 SVB 사태와 달리, 이번 건은 특정 원자재 파생상품에 국한된 손실일 가능성이 높아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확률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내년 1월 말까지 해당 이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날 때까지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 및 금융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