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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가격 인상 기조…변화하는 소비 전략
검증된 중고로 이동…불황에 합리성 부각
재판매·재구매 확산…'선순환 구조' 구축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연초 가격 인상 움직임이 올해도 본격화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인상 기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진다'는 인식이 사실상 고착화됐다. 이에 신제품을 정가로 구매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중고 명품'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또 오른다고?

글로벌 명품 업계의 가격 인상은 이제 관행에 가깝다. 주요 브랜드들이 매년 새해 벽두부터 일제히 가격을 조정해온 영향이다. 올해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이미 지난 1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에르메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에르메스와 함께 이른바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루이비통과 샤넬 역시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브랜드는 최근 수년간 매년 1월마다 국내 판매 제품들의 가격을 정기적으로 올려왔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올해 이들 브랜드의 평균 인상률은 10% 안팎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 배경으로 복합적인 비용 압박을 꼽는다. 환율 변동성은 물론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명품이 가진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까지 더해지면서 브랜드들이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국내 명품 시장은 인상 이후에도 수요가 유지돼왔다.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을 가격 저항력이 크지 않은 시장으로 인식하게 된 배경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역시 연초를 기점으로 'N차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샤넬은 지난해 1월 가방을 시작으로 3월 화장품, 6월 가방·주얼리 가격을 연이어 인상한 바 있다. 루이비통과 프라다 역시 지난해에만 세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경기 침체 장기화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구매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반복되는 가격 인상이 명품 소비에 대한 장벽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무조건적인 정가 구매에 나서기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와 향후 가치까지 고려하는 등 명품을 대하는 소비 태도가 냉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대안 아닌 표준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중고 명품 시장이 현실적인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이유로 외면받던 중고 명품은 최근 철저한 정품 감정과 보증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신뢰도를 쌓으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중고 명품을 소비하는 것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여기에 단순한 저가 대안이 아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진입을 유도하는 투자 대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일부 인기 모델은 중고임에도 신품 가격을 웃돌거나 프리미엄을 얹어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고 명품을 두고 '옷장 속 자산'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덕분에 주요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번개장터의 중고 명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크림의 자회사 시크는 1년 새 매출이 40% 늘었다. 구구스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보고구매' 서비스 매출이 70% 이상 성장했다.

중고시장 거래규모

업계에서는 올해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이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신속 구매'보다 실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신중한 검증'이 구매 결정의 최우선 가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지난해 43조원이었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올해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소유보다 경험과 활용 가치를 중시하고, 중장년층은 급등한 신품 가격 부담을 피해 상태가 검증된 클래식 모델을 선호하면서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중고 명품을 구매해 사용한 뒤 다시 되파는 소비 방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되면서 자원의 재순환과 지속 가능한 소비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시장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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