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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자' 발생지 강서구
깡통전세 위험도 강서구가 가장 높아

전세 사기 피해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을 넘어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집값 급등기 '갭투자' 유행에 따른 부작용이 꼽힌다. 피해가 집중된 강서구가 최근 3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자 발생 지역으로 확인됐다.

 

23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의 주택자금 조달계획서를 보면 이 시기 갭투자는 12만1553건으로 파악됐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강서구가 59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충북 청주시가 5390건, 경기도 부천시가 4644건, 경기도 고양시 3959건, 경기도 평택시에서 3867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강서구 내에서도 실제 피해 사례가 집중된 화곡동에서 4373건이 발생했다. 읍면동 기준으로는 인천 부평구 부평동에서 1659건, 일명 '건축왕'의 조직적 전세 사기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1646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갭투자 매수 많은 지역

갭투자 거래가 연립 다세대 주택 등에서 주로 이뤄진 점도 확인됐다. 갭투자자들이 구입한 주택 평균 가격은 2억5267만원이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가 24.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서울 연립다세대(23.4%)와 경기·인천 연립다세대(23.4%) 비중을 합하면 수도권 연립다세대 비중이 46.8%로 절반에 육박한다.

 

임대인의 부채비율이 80% 이상인 이른바 '깡통주택' 위험 수준도 강서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최근 전세 사기 피해가 확인된 동탄도 높은 위험 수치가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강서구의 보증금보험 가입 주택은 총 1만2659가구로 이중 임대인 부채비율이 80%를 넘는 집은 전체의 1만22가구(79.1%)다. 경기도 화성은 67.6%에 달했다.

 

강서구는 지난해 기준 서울 자치구 중 송파구(66만451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57만4638명)를 보유하고 있다. 강서구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는 아파트가 즐비한 송파구와 달리 연립 다세대 주택이 강서구 화곡동에 밀집해있기 때문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강서구는 공항과 인접하는 등 고도 제한에 걸려 빌라 형태의 다세대 주택이 대부분의 주택 유형을 차지하고 있다"며 "주택의 품질과 위치 등 조건이 제각각인 빌라의 특성상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전세 사기 피해가 집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집값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빌라를 넘어 저가 아파트에서도 전세보증금을 임대인이 제때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선 자료에서 볼 수 있듯 갭투자자들이 주로 매입한 주택 유형 중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저가 아파트도 전체 4분의 1 수준이다.

 

김 교수는 "겪어보지 못한 집값 하락 상황으로 사기꾼이 아니어도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세가를 높게 잡아 적은 '갭'으로 집을 매입할 수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거나 임대차 기간 임차인이 모르게 집을 사고팔 수 없도록 만드는 등 중장기적으로 전세 제도를 완전히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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