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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다. 타이어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안정화된 영향이 컸고,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늘면서 신차용 타이어(OET) 공급이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타이어 3사는 캐시카우로 떠오른 전기차용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국타이어 아이플렉스 (i-Flex)를 장착한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국타이어 아이플렉스 (i-Flex)를 장착한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타이어 3사는 주력제품 판매에 집중하면서도 연관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가 하면 미래차 시대를 대비, 관련 분야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사업 규모를 키우기가 어려운 업종 특성상 타이어 제품 판매만으로는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다.

 

'바퀴' 개념 확장, 모빌리티 분야 진출

자동차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국내 타이어 3사는 신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3월 주행 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쓰리세컨즈'의 자율주행 기술 부문을 인수했다.

쓰리세컨즈는 201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김재우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고도화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 개인 맞춤형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실시간 주행 데이터 수집 기기 '자이로'(XYRO), 관제·주행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팀솔루션'(TeamSolution) 등 자율주행 특화 제어 솔루션을 확보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과 쓰리세컨즈는 2020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계열사 '한국타이어'의 아시아 최대 규모 타이어 테스트 트랙인 '한국테크노링'에서 쓰리세컨즈의 시험용차 실시간 관제 시스템과 무인 테스트 솔루션을 도입, 주행 테스트를 자율주행화하고 있다. 타이어 접지력과 내구성을 확인하는 자율주행 테스트카를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가혹 환경 주행 테스트에 적용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운전자 없이 보다 많은 주행 데이터를 일정하게 수집할 수 있어 타이어와 차 개발에 이점이 생긴다"며 "기술 인수로 확보한 데이터 수집 기술과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신사업 발굴과 투자 역량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호타이어 iF디자인어워드수상한 UAM 콘셉트 타이어
금호타이어 iF디자인어워드수상한 UAM 콘셉트 타이어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모니터링을 통한 솔루션 제공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타이어 정보관리시스템은 특허 출원도 마쳤다. 스마트 타이어 시스템 기술을 최적화하기 위해서 전자통신 전문업체 루트링크와 협업해 센서모듈 및 무선통신기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순천교통과 '버스 모니터링 토탈 솔루션'(KBM)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금호타이어는 순천교통 버스에 KCA03 버스용타이어를 납품하고 스마트 타이어 시스템이 통합된 버스 모니터링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타이어 '모니터링 센싱' 기술과 LTE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 타이어 상태를 체크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KBM은 타이어 내부에 장착된 센서모듈과 무선통신기를 통해 주행 중 공기압, 온도, 가속도를 측정, 타이어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운전자에게 경고 및 주의 알림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도록 해준다. 차 량정보, 운전자 운행 관리 및 타이어 재고 관리 등을 종합 분석해 연비 및 타이어 교체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금호타이어는 도심항공교통(UAM)용 '에어본 타이어' 콘셉트를 선보여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23에서 '콘셉트' 부문 본상(winner)을 수상하기도 했다.

 

넥센타이어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넥센 센추리 벤쳐스(NCV)는 미국의 교통관리·분석 스타트업 '오토모투스'에 투자했다. 2017년 설립된 오토모투스는 카메라 기반 AI를 활용해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연석 주변 교통·주차·정차 데이터를 자동 수집·분석한 뒤 공공기관에 공급한다. 배송차와 공유차 증가로 도심 연석 주변 혼잡에 따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공공기관과 연계해 사업을 진행한다.

 

타이어, 이젠 지루하지 않아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의 협업 한정판 러닝화 에너젯 아이온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의 협업 한정판 러닝화 에너젯 아이온

신사업을 찾아 나선 타이어업계는 최근 패션업계와의 협업에도 나섰다. 의류업체와 제휴하거나 운동화 및 등산화 업체와 협업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신발 아웃솔(밑창) 고무를 공급하는 건 타이어회사 특성을 살리면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는 미쉐린과 콘티넨탈이, 국내에선 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 한국타이어와 프로스펙스는 레이스용 고기능성 카본 러닝화 '에너젯 플러스'(ENERJET+) 4종을 내놓으며 관심을 모았다. 한국타이어의 레이싱 타이어 컴파운드를 아웃솔에 적용한 제품이다. 지난해는 의류 브랜드 '시스템'(SYSTEM), '시스템옴므'(SYSTEM HOMME)와 손잡고 의류를 선보였다. 넥센타이어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와 함께 트레킹화 4종을 출시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시도도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올 3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하프커피'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타이어 모양 도넛을, 2월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할스바나'와 함께 의류를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유쾌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친숙함을 더할 수 있다"며 "특히 MZ세대는 이색 협업 결과물에 관심을 보이는데 반응이 꽤 좋은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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