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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쌀 수출 금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탈퇴 등의 영향으로 오르고 있는 세계 밥상 물가가 올겨울 엘니뇨로 인해 한층 더 끌어올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표면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수온 상승은 태평양에서 흐르는 바람에 영향을 미쳐 전 세계의 날씨를 뒤흔든다. 

 

기후학자들은 엘니뇨가 각 지역에 정확히 어떤 기후 변화를 몰고 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엘니뇨 현상이 있었던 2018∼2019년 겨울 미국 동부에는 폭풍우가 몰아쳤고, 동남아시아에선 가뭄이 심화하는 등 이상 기후가 이어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이런 현상은 작물의 성장 주기를 방해해 전 세계 식량 생산량에 타격을 주며, 농작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해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량은 약 7%, 커피는 약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커피콩
가판대에 놓인 커피콩.

올해는 '슈퍼 엘리노' 올 수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이미 올해 6월부터 엘니뇨 도래를 예측했다. 이때 이미 태평양 등에서 비정상적인 온난화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전 세계 해양과 지표면 온도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엘니뇨 예측은 굳어졌다. NOAA는 북반구에서 올해 겨울까지 ‘중간급’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71%로 추정했다.   

 

올해 8월 미 국립 대기연구센터(NCAR)는 새 예측 시스템을 사용해 올해 겨울 1997∼1998년의 역사적인 엘니뇨에 필적하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해 겨울에는 미 캘리포니아주와 케냐에 폭우가 쏟아졌고, 인도네시아에는 심한 가뭄이 닥쳤다.

허리케인이 쓸고간 과수원 오렌지
2022년 10월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과수원 바닥에 상한 오렌지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다.

밥상 너머 글로벌 인플레에 영향

엘니뇨로 인한 이상기후는 농작물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은행의 원자재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적으로 10년에 2번 정도 발생하는 엘니뇨 현상은 고무, 목재, 아연 가격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JP모건은 밝혔다. 

 

일례로 엘니뇨는 막대한 양의 철광석이 매장돼 있는 호주 서부 필바라 지역에 폭우를 불러오는 경향이 있다. 해상 철광석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호주에서 날씨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철광석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엘니뇨의 영향은 각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엘니뇨가 극심한 더위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아메리카 지역은 이미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담수 공급이 원활해야 수문을 여닫을 수 있는 파나마 운하의 정상적인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운하를 오가는 천연가스 수송선이 타격을 입는 것은 당연지사다. 

 

과거 엘니뇨가 발생하면 유럽의 겨울은 더 추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파나마 운하의 통행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천연가스 수요까지 증가하면 가격은 더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  디라우라 에너지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파나마 운하의 통과 횟수, 저수지 (담수) 비축량이 미국 에너지정보국의 석유 보고서만큼이나 중요한 세상이 됐다세계는 가격 상승의 위험으로 서로 깊게 얽혀 있다 FT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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