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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5대은행 외화대출 12.2억달러 ↓
달러/원 1300원대 유지…"원화대출이 이자 적어"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중반에 머물면서 시중은행 외화대출이 급감하고 있다. 환율 효과로 이자 부담을 느낀 국내 기업들이 외화 대출금을 갚고 있는 것이다.

 

한미 기준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확대되며 대출 적용 금리가 오른 것도 외화대출의 대부분인 달러 대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이유다. 

5대 시중은행 외화 대출금 잔액변화
5대 시중은행 외화 대출금 잔액 변화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말 국내 외화대출 잔액은 88억7300만달러로 지난해 9월말 100억9500만달러 대비 12억2200만달러 급감했다. 1년새 12.1%가 줄어든 것이다. 현재 환율(10일 종가 기준 달러/원 1349.5원) 기준으로 보면 1조6491억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이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 대출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외화대출의 주 고객층은 기업이다. 이중에서도 대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외화 대출금 급감은 기업들이 환율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거듭 동결하며 한미 금리차가 확대된 점이 추후 환율 상승 여지를 키우는 요인이다. 국내보다 금리를 더 많이 쳐주는 해외로 투자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원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최재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달러/원 환율 급등세는 미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화 강세 압력 확대가 주원인"이라며 "미 국채 발행 물량 확대, 미국 중립금리 기대 수준 상향, 연방공개시장워원회(FOMC) 이후 고금리 장기화 우려 확대, 미정부 셧다운 관련 불확실성 증가 등과 수급 부담이 미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1~3개월내) 금리, 경기, 위험회피 측면에서 볼 때 강달러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주요국 대비 견조한 미국 경기와 이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 미국 정부 셧다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달러로 대출을 받았다면 환율에 따라 원화 환산 상환금액이 달라진다. 똑같이 100만달러를 대출받는다고 해도, 환율이 1200원일 경우 12억원이지만, 환율이 1300원이면 13억원이다. 이자도 마찬가지다. 월 상환 이자가 1만달러라면 환율이 1200원일 때는 1200만원이지만 1300원이라면 1300만원이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한미 기준금리 추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11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내린 1338.7원에 마감했다. 7월 중순만 해도 1260원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8~9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 4일에는 1363.5원으로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대출의 대부분 달러가 차지하는데, 달러화 강세가 올해 들어 지속돼 달러가 원화보다 비싸지면서 기업들이 갚아야 할 이자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고금리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배경이다. 한미간 기준금리가 작년 역전됐고, 지난달에는 사상 최대인 2.0%포인트까지 커진 만큼 달러 대출의 이자 부담도 커진 것이다.

 

통상 외화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준거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하는데, 기준금리 기준으로만 봐도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넘게 높아진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수준이 비슷했던 지난해 9월과 달리 현재는 원화로 대출을 받는 편이 이자가 더 적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원화 대출이 늘어난 것도 외화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일부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756조3310억원으로 1년 전(694조8990억원)보다 61조4320억원 늘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기업들이 향후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외화대출 잔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장기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인상을 시장에 데다, 수출 상황도 좋지 않은 만큼 올해 말까지는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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