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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 도요타, 지난 주 13% 급등
엔화 약세 덕 혼다 주가도 9% 뛰어 
수출주 vs 금융·내수주 향방 관심
엔화 가치 다시 151엔선으로 하락
헤지펀드들 엔화 약세 베팅 확대

일본은행(BOJ)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부각되자 수출기업인 도요타 주가가 지난 주에만 13% 급등했다
일본은행(BOJ)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부각되자 수출기업인 도요타 주가가 지난 주에만 13% 급등했다

 

일본에서 17년만의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후 도요타와 혼다 등 수출기업 주가가 금융주 상승세를 앞질러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주요 증권가에서는 지난 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끝냄에 따라 엔화 강세와 시중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수출주보다는 금융주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엔화 약세와 수출주 강세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도쿄 증시 투자자들은 수출 기업과 금융주 등의 주가 상승 여력을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도쿄증시 금융주와 수출주 주가 변동률

도쿄 증시에서는 일본 대표 수출 기업인 도요타(티커 7203)와 혼다(7267) 주가가 최근 5거래일 간 각각 13%, 9% 올라섰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이다.

 

같은 기간 일본 3대 금융주인 미즈호 파이낸셜(8411)과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8306), 미쓰이 스미토모 파이낸셜(8316)은 6~7% 상승했다. 일본 주요 은행 주가지수를 따르는 토픽스 은행 지수는 1.3% 올랐다.

 

일본 주요 주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내고 있지만 금융주 대비 수출주 강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주요 증권가에서는 BOJ 가 이달 19일 금리를 올리면 엔화 강세가 따르고 이는 수출 기업의 해외 시장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해왔다.

 

반면 금융주는 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 마진 수익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인식됐다.

 

일례로 일본계 투자사인 이바리치 자산운용의 유타카 우다 회장은 “BOJ 금리 인상 후 일본 금융사와 건설사 지분 확대를 고려 중”이라고 22일 밝힌 바 있다.

 

이바리치가 운용하는 닛본 그로스 펀드는 자산 운용 규모가 190억엔(약 1689억원)으로 오바야시구미(1802)와 가시마건설(1812) 등 대형 건설사와 일본 3대 금융주를 주로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연중 기준 25%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챗 GPT
챗 GPT

다만 일각에서는 BOJ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가 약세라는 점을 들어 수출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수출주와 금융주 이견은 엔화 향방과 내수 흐름에 대한 진단이 다르기 때문이다.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151.46엔에 마감했다.

 

BOJ가 금리 인상을 발표한 19일을 기점으로 환율은 다시 150엔 달러 선을 돌파하며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와 관련해 ‘미스터 엔’으로 유명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전 재무차관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엔·달러 환율이 155엔~160엔까지 오르는 식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증권가에서는 엔화 약세 전망이 이어진다. 이는 수출주 강세 배경이다.

 

미즈호증권의 쇼키 오모리 수석 전략가는 “엔화는 여전히 캐리 트레이드에 계속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가장 큰 문제는 다음 단계인데 아마도 BOJ(일본은행)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단기 금리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올리지 못할 것” 이라면서 “내수 경제 부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자들도 엔화 약세 전망을 키우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를 보면 3월 19일로 끝나는 주간 헤지펀드 등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이전 주간보다 1만3700계약 늘어난 11만6000계약을 기록했다. 이전 주간 순매도 포지션이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분위기다.

 

한편에서는 ‘금리 인상 수혜주’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자제해야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일본 투자 자문업체인 오카와 토모히로 PS오스카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주요 기업 임금 상승률이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본 특유의 가계 성향을 고려할 때 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사람들이 소비를 대폭 늘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내수 기업 주가 상승을 너무 기대해선 안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JP모건과 모건스탠리가 임금 상승 효과에 주목해 일본 내수 기업과 건설주 매수에 주목하라는 투자 의견을 낸 것과 대비된다.

 

한편 금융주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주요 대형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도 가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일본 주담대 금리의 75%가 변동 금리를 따르기 때문에 은행들이 BOJ 결정을 따라 금리를 올리면 수익성이 늘어난다. 다만 가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자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지난 주 보고서를 통해 “일본 기업이 비교적 탄탄한 대차대조표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에 대한 일본 정부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BOJ 금리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도쿄 증권가에서는 일본 증시가 업종을 넘어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노우스 아이랜드 자산관리의 시라이시 시게하루 대표는 “최근 12주 동안 외국인 순매수세가 9주나 됐으나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투자자가 동시에 강력한 매수세를 보인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올해 안으로 닛케이 225 지수가 4만5000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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