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비상경제대응TF’를 가동한 가운데, 주요 그룹들도 다음 주부터 하반기(7~12월) 경영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정기 회의 성격이지만 정권 교체기마다 대규모 투자 계획이 쏟아졌던 만큼, 추가 투자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19일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부문장 주재로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들이 모여 사업 부문 및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전략을 나누는 자리다.
회의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회의 내용을 추후 보고받을 예정이다.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오는 18일 회의를 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관세 정책 등의 변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공급망을 점검하고 지역별 대응 전략 등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달 13~14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계열사 리밸런싱(재구조화) 현황을 점검한다. 매년 6월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SK 경영진이 모여 그룹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다.현대차도 이르면 이달 중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 대응 방안,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을 포함해 하반기 경영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권봉석 부회장이 계열사별로 투자점검회의를 진행한 뒤 결과를 구광모 회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진행하고 있다.
재계는 과거에도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곤 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엔 30대 그룹이 약 95조원, 박근혜 정부 첫해엔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약 37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삼성이 3년간 180조원, SK가 3년간 80조원, 현대차가 5년간 23조원 투자를 각각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엔 10대 그룹 등이 중장기에 걸쳐 1060조원의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다만 이번에는 미국발(發) 관세 리스크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 이전 수준의 투자 결정은 힘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