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서진 홀딩스 주주로 등장…오너 3세 중 처음
성래은, 개인회사 래이앤코 30% 증여해 주기도
패션·유통그룹 영원무역의 2대 오너 성래은(47) 부회장이 올해 17살인 딸의 세습 기반을 조기에 닦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개인회사의 지분 30%를 물려줌으로써 이를 대물림의 디딤돌로 활용할 모양새다.
지배주주 올라선 지 2년 만에 딸 대물림 준비
9일 영원무역홀딩스에 따르면 최대주주(29.09%)인 와이엠에스에이(YMSA)는 최근 구서진씨를 특수관계인으로 새롭게 편입했다. 올해 3월 말과 4월 초 장내에서 550주(0.004%), 5050만원어치(취득일 종가 기준)를 매입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YMSA의 특수관계인은 창업주인 성기학(78) 회장(16.77%), 세 딸 중 차녀이자 후계자인 성 부회장(0.03%), 형수 김희진(78)씨(0.21%)와 더불어 4명으로 늘어났다. 소유 지분은 도합 46.11%다.
구서진씨는 성 부회장의 2008년생 딸이다. 비록 얼마 안되는 주식이지만, 영원무역의 오너 3세가 홀딩스 계열 주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년 전 부친의 주식 증여를 통해 지배주주로 올라선 성 부회장이 이제는 딸의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영원무역그룹 계열 지배구조는 YMSA(29.09%)→홀딩스(50.52%·59.3%)→아웃도어·스포츠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영원무역, 미국 아웃도어 ‘노스페이스’ 한국총판 영원아웃도어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뼈대로 한다.
정점에는 성 부회장이 위치한다. YMSA 50.1% 1대주주다. 성 창업주가 그간 강력한 오너십을 유지하는 지렛대로 활용해왔던 YMSA 지분 100% 중 과반을 2023년 3월 성 부회장에게 물려준 데서 비롯됐다.
래이앤코 대물림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속내?
영원무역홀딩스 주식뿐만 아니다. 비슷한 시기인 올해 4월초 성 부회장은 개인 유한회사 래이앤코(ray & co)의 지분 100% 중 30%를 구서진씨에게 증여했다. 성 부회장이 2017년 12월 개인 자격으로 창업한 현 자산 18억원(2024년 말) 규모의 회사다.
이는 지금은 기업 볼륨이 별 존재감이 없지만 앞으로 래이앤코를 키워 딸의 대물림 재원 마련 등의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성 부회장의 속내를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다. 래이앤코는 2022년 8월 이후로는 성 부회장이 유일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기도 하다.
광고대행 및 전시·행사 대행업을 하는 업체다. 2022년부터는 펫 의류 브랜드 ‘하우스오브테일(haus of tail)’을 론칭해 반려동물 및 보호자를 위한 산책용 패팅 등의 판매사업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만리동2가에 본점을 두고 있다. 홀딩스, ㈜영원무역 본사가 위치한 만리동사옥이다.
래이앤코는 2018~2022년 5년간은 매출 5억~16억원에 매년 예외 없이 한 해 많게는 2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2023년부터 달라져 최근 2년간 20억~24억원 매출에 2억~6억원의 흑자를 냈다. 향후 래이앤코의 진화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