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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GDDR7…HBM 일부 기능 대체 여부 주목
메모리시장 흐름 바꾸기엔 '역부족' vs '가능성 충분'

HBM. GDDR7비교
반도체 메모리 HBM. GDDR7비교

 

메모리 시장에서 그래픽 D램인 GDDR7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이을 또 하나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HBM의 기능을 부분적으로나마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의 메모리라는 장점에도 낮은 시장 비중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단점 또한 뚜렷해 아직까진 업계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GDDR7이 주목받는 이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시스템 메모리(DDR4, DDR5) △모바일 메모리 △그래픽 메모리(GDDR6, GDDR7)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DDR7은 그래픽카드용 D램 중 차세대 제품군이다. 

 

최근 전세계 첨단 산업을 이끄는 AI산업 등에서 활용되는 AI가속기는 그래픽카드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그래픽카드는 행렬연산 등에 특화해 있는데 이 기능이 AI 학습 혹은 결과 추론 시 매우 높은 효율을 보여 다른 컴퓨터 하드웨어보다 AI 가속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픽카드 전문기업이었던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선봉장에 선 이유기도 하다. 

 

AI가속기에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할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한데 이 때 사용되는 메모리가 최근 반도체 산업의 판을 바꾼 'HBM'이다. 하지만 HBM은 높은 단가와 제작 난이도가 큰 단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면서 HBM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품으로 GDDR7이 부상한 것이다.

 

GDDR7은 AI가속기에서 HBM이 하는 일부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HBM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높은 수준의 대역폭(데이터 최대 전송 속도)으로 빠른 연산을 기대할 수 있다. GDDR7 가격은 HBM의 5% 수준에 불과한데 실제 HBM이 1GB당 130~170달러 수준인데 비해 GDDR7은 5~8달러에 불과하다. 높은 발열로 인해 HBM에 비해 전력 소모가 많다는 단점이 있지만 워낙 가격이 낮아 이를 상쇄한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HBM은 AI가속기 맞춤형으로 제작된 메모리고 GDDR7은 그래픽카드용 메모리기 때문에 AI 시장에서 GDDR7이 HBM을 완전히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AI가속기 훈련과 추론 등 일부 기능에서 HBM 대신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딥시크가 중저가형 AI가속기로도 높은 수준의 AI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고려하면 낮은 가격이 최대 장점인 GDDR7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가격 모두 낮아 … 판 바꾸기 역부족

 

다만 GDDR7이 HBM처럼 시장의 판을 완전히 바꿀 것이란 전망은 엇갈린다.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는 쪽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시장 규모에 주목한다.

 

아직까지 GDDR7이 사용되는 그래픽카드용 메모리 시장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작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 등에 따르면 현재 그래픽카드용 메모리가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물량 비중은 약 15%다. GDDR7으로 범위를 좁히면 3~5%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픽 메모리란 이름에서부터 '그래픽 카드'에 국한해 사용되면서 널리 쓰이는 시스템 메모리나 범용성이 높은 반도체 메모리처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힘들다"라며 "AI가속기에서도 극히 제한된 부분에서만 쓰이는 만큼 시장 확대 가능성과 별개로 업계 흐름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량 양산이 가능해 가격이 낮다는 점 자체도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HBM은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물량 비중이 10%가 되지 않지만 높은 가격을 바탕으로 반도체 시장 판세를 바꿨다. GDDR7도 AI산업에 침투할 가능성은 있지만 사용 비중이 낮으면서 가격도 낮아 수익성 측면에선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GDDR7 가격이 기존 시스템메모리나 모바일 메모리보다 약간 더 비싼 수준"이라며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데 가격 역시 낮으니 반도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도 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용처 더 늘어날 가능성 열려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GDDR7이 메모리 시장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도 열려 있다. GDDR7이 그래픽카드용 메모리긴 하지만 향후 사용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AI가속기 기능의 일부를 수행할 정도의 높은 성능이 향후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래픽 카드는 다른 형태로 시뮬레이션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다"라며 "이 경우 GDDR7 수요를 더욱 늘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컨데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나 개인용 AI PC, 각종 산업의 AI 시스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몇몇 전장 기업들은 자동차용 AI 플랫폼을 구상하면서 GDDR7을 활용해 시뮬레이션 성능을 극대화한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시스템 메모리와 모바일 메모리 수익성이 점점 하락하면서 메모리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이를 HBM 같은 흐름을 온전히 주도하긴 쉽지 않다" "GDDR7 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메모리 시장의 다크호스가 가능성도 충분하다"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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