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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소주 가격이 두 자릿수 오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가격 인상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13일 업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바로 인상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소용없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라산의 프리미엄 소주 '한라산1950(375㎖)' 가격이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1500원 인상된다. 가격 인상률은 12.5%에 달한다. 

 

한라산 소주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도 인기가 높다. 해당 제품은 지난 2023년 한라산이 창립 73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제품이다. 

 

인상 이유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라산의 경우 지난해 4억4026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3년(2억8991만원 영업손실)보다 손실폭이 늘었다. 2023년 8억원대이던 당기순손실 규모도 11억7362만원으로 커졌다.

 

그간 업계에서는 주정, 포장재 등 원재료값 부담, 인건비 상승 등 제품가격 인상요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만큼, 다른 소주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대표적인 서민 술인 소주의 가격 인상은 외식물가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물가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하이트진로(참이슬·진로)와 롯데칠성음료(처음처럼·새로) 등 주류 대기업이 소주 시장의 80%를 점유한 상태에서, 소주 소비가 점차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에 빠진 지역 소주 기업들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소주 점유율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달 맥주 출고가를 올리면서 소주 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물가 안정 명목으로 인상을 보류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중순 테라, 켈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2.7% 올린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회의에서 "라면이 진짜 2000원이냐"고 물으며 "물가 문제가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이유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업계 대표 기업이 소주 가격 인상에 앞장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작이지만, 한라산이 먼저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이 변수다.

 

현재 정부는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체감물가'를 잡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되어 가공식품 등 식품물가 잡기에 초점을 두고 물가 안정 위한 범부처 대책도 마련 중이다. 

 

특히 라면 등 가공식품과 관련해서는 가격 인상 과정에 제품 생산·유통사들의 담합 등 불공정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21 대선 직전까지 식품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작년 하반기부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을 살펴본 결과, 60여개의 업체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가공식품 관련 업체는 34곳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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