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대출규제로 하반기 대출수요 줄어들 것이란 전망 우세
6·27 대책 발표 이후 혼란 틈타 막바지 영업 박차
일부 시중은행들이 대출모집법인을 통해 막바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영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으로 하반기에 대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사실상 대출 영업의 마지막 기회라는 분위기로 여기고 있다. 금리인하기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높은 금리를 유지한 데다 7월 들어 또 주담대 금리를 인상해 은행들이 시장의 혼란을 기회 삼아 배를 불리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시중은행들의 막바지 대출 영업이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6·27 대책이 차주의 상환능력과 관계없이 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일괄 제한, 주담대 만기 최장 30년으로 축소 등 초강력 규제로 꼽히는 만큼 시장의 혼선이 빚어지는 가운데 틈새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한 대출모집인은 "규제가 발표되기 이전인 6월27일 전에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을 납부한 경우 무리 없이 40년 만기 주담대가 가능하다"며 "현재 하나은행, 신한은행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또 다른 대출모집인은 "6월27일 이전에 계약서 작성 및 계약금 납부를 완료한 경우 40년 만기 주담대가 가능한 곳은 하나은행, 부산은행, 동양생명 등으로 실적과 조건에 따라 4% 전후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앞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시중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한도를 부여해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법인별로 취급한도를 부여해 운영 중으로, 한도가 여유가 있는 곳은 대출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초부터 지난 5월까지 주담대 증가율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으로 나타났다. 시중 5대 은행 중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주담대 증가율은 NH농협은행이 5.6%로 가장 높고, 이어 우리은행(2.4%), 신한은행(1.6%), KB국민은행(1.4%), 하나은행(0.8%) 순으로 나타났다.
일선 은행 영업점 현장도 분주하다.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기존에 발표된 정책과 다르게 시행까지 여유를 두지 않고 즉시 시행하면서 각종 문의가 쏟아지는 데다, DSR 3단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계약을 체결한 주담대 신청건이 밀려들면서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요즘에는 야근이 일상으로 퇴근 시간이 의미가 없다"며 "7~8월에 잔금이 나가야 하는 주담대의 경우 대출심사가 밀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의 이런 영업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시장의 혼란을 틈타 영업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금리인하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서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금리인하기에도 주담대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7월 들어서는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인상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6월30일 기준 연 3.51~4.71%에서 7월1일 기준 3.57~4.77%로 0.06%포인트 인상했다.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는 0.01%포인트 하락했음에도,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전월과 비교해 0.08%포인트 인상,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금리를 지난달 30일 연 4.23%에서 7월1일 기준 연 4.33%로 0.1% 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