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일본 제2 반도체 공장 건설을 미루고, 미국 애리조나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수입에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는 TSMC의 글로벌 투자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내세운 보호무역 기조가 본격화되자, TSMC도 이에 호응해 전략 조정을 단행했다는 것.
현재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총 1,000억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 지원금 유치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이 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입법으로, 시설 투자 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이 제공된다.
TSMC는 공식적으로 고객 수요, 정부 인센티브, 운영 효율성, 비용 구조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린다며 관세만이 유일한 요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WSJ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공장 계획이 미뤄진 핵심 배경으로 미국의 무역압박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한편, TSMC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미국이 차지할 위상과 중국·일본 등 다른 지역의 입지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