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10일 300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처음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287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총 3020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총 규모는 지난해 말 2306조5800억원에서 7개월여 만에 30.1% 늘었다. 상장 종목 수가 10개 늘기는 했지만,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탄 영향이 컸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936조3300억원에서 이날 2603조7400억원으로 34.5%(667조4100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은 21.7%(73조7150억원), 코넥스시장은 2.1%(665억원) 늘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 충격으로 2284.72까지 밀렸다가, 이날 3183.23으로 장을 마치면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달러 약세 등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가 ‘사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 4월 637.55에서 지난달 25일 803.93까지 상승했다. 이후 주춤하기도 했으나, 이날 797.7까지 반등하며 다시 800고지를 눈앞에 뒀다.
관세 불확실성 등이 남아 있지만, 증권가에선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 상단을 기존 3100에서 3400으로 높여 잡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증시 부양책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대감을 반영해 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00~3150에서 2900~3550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 개선과 정책 효과를 반영하면 코스피지수가 예상 범위 상단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각종 악재가 있는 3분기보다 금리 인하와 수급 개선이 예상되는 4분기에 코스피지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