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록(Grok) 4’를 공개했다. 월 300달러(약 41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요금제 ‘슈퍼그록 헤비’도 함께 출시한다고 밝혔다. AI 업계의 고가 구독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xAI는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그록 4’와 고성능 모델 ‘그록 4 헤비’를 공개했다. 머스크는 “그록 4는 모든 학문 분야에서 박사 수준 이상의 답변 능력을 갖췄다”고 소개하며, “아직 새로운 물리학 이론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xAI는 그록 4가 AI 성능을 가늠하는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25.4%의 정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21%)와 오픈AI의 ‘GPT-4(o3)’(21%)보다 높다. 해당 시험은 AI 안전센터와 스타트업 스케일AI가 만든 문제집으로, 수학·물리·의학·인문학 등 전 분야에서 수천 개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에도 그록 4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안에 그록을 테슬라에 장착할 것”이라며, 로보택시와의 연계 계획도 언급했다. AI의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해 차량 내 편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가 AI 요금제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그록 4 헤비’는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이들 간 협업을 통해 복합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델은 xAI의 월 300달러짜리 요금제인 ‘슈퍼그록 헤비’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가 지난해 말 ‘챗GPT 프로’(월 200달러)를 시작으로, 앤스로픽(클로드 맥스, 200달러), 구글(제미나이 울트라, 249.99달러)이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xAI의 참전으로 초고가 모델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그록은 출시 전부터 ‘히틀러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지난 8일 그록 챗봇이 유대인 혐오 및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게시글을 X에 올려 논란이 됐다. xAI는 해당 게시글을 즉시 삭제했지만, 윤리성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왜 xAI의 그록은 악당(Rogue)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록의 도덕성 문제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