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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고객센터 현황판에 테더(USDT) 시세

 

온 나라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떠들썩합니다. 요즘 테크나 투자를 좀 안다 하는 분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보탭니다.

 

우리 사회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코인 얘기는 비트코인 대박과 잡코인 사기꾼과 권도형 사건 정도밖에 다루지 않았던 게 현실입니다.

 

그러다 어느새인가부터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꽤 높은 수준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인프라에 대해 이렇게 유식해진 겁니다.제 생각엔 아무래도 이 모든 것이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홀딩스(테더)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테더는 지난해 단 150명의 소수 정예 인력으로 약 130억 달러(약 18조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원 1인당 무려 867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수익입니다.

 

글로벌 대기업들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삼성전자(1인당 13만 달러), 구글(54만 달러)은 물론 인공지능 붐으로 주가가 치솟은 엔비디아(100만 달러)와 비교해도 테더는 무려 86배나 높은 효율성을 자랑합니다. 무슨 사업을 했길래 이렇게 수익성이 높을까요. 모두가 눈독을 들이게 만든 직접적 계기였을 겁니다.

 

테더, 가장 단순하게 돈을 벌었다

1년간 테더 총 공급량 상승 추이

테더의 비즈니스 모델은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고객이 미국 달러, 또는 미국 국채 같은 현금성 자산을 맡기면 이를 준비금 삼아 USDT라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준비금 이자를 고스란히 챙기는 구조입니다. 은행 예금과 비슷하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2025년 3월 기준 테더가 관리하는 자산은 약 149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00조원에 달합니다. 이 중 1200억 달러가량을 미국 국채에 투자했고 나머지는 현금(15%), 금(8%, 50톤 이상), 비트코인(4%, 10만 개 이상) 등으로 분산 투자했습니다.

 

발행한 코인 가치보다 56억 달러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해 안전성도 확보했습니다.

 

수익 구조도 명확합니다. 주된 수입원은 국채 이자와 금·비트코인 투자 수익입니다. 나중에는 사업을 다각화해서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에서 친환경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시작했고 AI와 데이터 인프라에도 2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비즈니스에는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전체 150명 중 상당수는 법무와 규제 대응 인력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1인당 수익이 그토록 높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테더의 시작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비트코인 위에 구축된 마스터코인(옴니) 프로토콜에서 스테이블코인 개념이 처음 도입되었고 2014년 10월 ‘리얼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첫 토큰이 발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11월 ‘테더’로 브랜드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됩니다.

 

테더는 달러와 1대1로 고정 교환비율을 유지하는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선구자 역할을 했습니다. 2015년 1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가 첫 USDT 거래를 시작했는데 현재 비트파이넥스는 테더의 자매회사입니다.이후 테더는 급속히 성장해 2019년에는 비트코인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암호화폐가 되었고 현재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장 조작과 준비금 부족 의혹

 

길지 않은 암호화폐의 역사에서 10년이라는 비교적 긴 역사를 가진 테더에는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우선 시장 조작 의혹이 있었습니다. 2018년 블룸버그는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에서 작은 주문량으로도 테더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전문가들은 이를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한 가짜 거래로 의심했지만 크라켄 측은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상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연방검찰이 테더가 비트코인 가격 조작에 사용됐는지 수사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준비금 부족 의혹이었습니다. 테더는 처음에 발행한 코인이 모두 달러로 1대1 뒷받침된다고 주장했지만 제대로 된 감사 보고서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2017년 회계법인의 검증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법조계에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습니다. 정작 회계법인조차도 “이 정보는 테더 경영진만을 위한 것”이라며 제3자가 완결된 정보를 얻기 위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결정적 사건은 2019년 발생했습니다. 자회사 비트파이넥스가 안정적인 은행 관계를 확보하지 못해 파나마 결제업체 크립토캐피털에 10억 달러를 맡겼는데 이 회사가 자금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설상가상으로 폴란드 정부가 크립토캐피털의 3억4000만 달러 계좌를, 포르투갈 정부가 1억5000만 달러 계좌를 각각 동결했습니다. 비트파이넥스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테더 준비금에서 8억5000만 달러를 빌렸다는 의혹으로 뉴욕주 검찰에 고발당했고 결국 2021년 1850만 달러를 내고 합의했습니다.

 

같은 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416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테더가 100% 달러 담보라는 허위 주장을 펼쳤다는 이유였습니다. 실제로는 74%만 현금이고 나머지는 다른 자산이었던 것입니다.

 

다만 이런 논란들이 테더가 확산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2018년께부터 중·러 무역 거래에 쓰인다는 얘기가 나왔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동대문의 외국인 도매상 거래나 외국인 노동자의 본국 송금 등에 스테이블코인이 쓰인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 모든 게 테더 이야기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더는 규제 친화적이 되려고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테더가 맞닥뜨린 새로운 현실

어떤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지더라도 스테이블코인의 역사를 작성해온 테더의 역사를 그대로 따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그 성공 또한 아무나 따라할 수 없을 것입니다.최근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하고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서 테더는 스테이블코인 역사의 주인공답게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지니어스법은 이용자 보호 요건, 1대1 준비자산, 검증 및 공시 등 미국 규제를 충족하는 스테이블코인만 미국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결국 새로 발행되는 테더는 여기에 합격하는 ‘뉴테더’가 될 것이고 기존에 유통되던 테더는 그렇지 않은 ‘올드테더’로 나뉠 것입니다.

 

뉴테더와 올드테더가 공존하지만 섞여서는 안 되고 올드테더는 미국 관련 거래에 쓰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코인 할인율이 존재할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테더의 쓰임새에 제약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높은 가치를 가질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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