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앞두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2022년 4월 이후 3년 4개월 만에 예금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다는 부담이 크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는 연 2.05%로 간신히 2%대를 유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연 2.15%,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연 2.45%,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은 연 2.50%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르면 오는 28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들도 이에 맞춰 예금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주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보통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는 매우 예민한 사안이다. 특히 신용대출금리가 연 4% 수준인 상황에서 예금금리 앞자리가 '1'로 낮아진다는 부담에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이미 상대적으로 대형은행에 비해 영향이 미미한 수협은행 등은 예금금리를 연 1% 대로 낮췄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연 1.85%, iM뱅크의 iM주거래우대예 연 1.99%, BNK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정기예금은 연 1.90% 까지 낮췄다.
인터넷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추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기본 금리를 종전 연 2.55%에서 연 2.50%로 0.05%포인트(P) 내렸다. 이미 먼저 금리를 내린 카카오뱅크 정기예금도 연 2.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인 우리은행간 예금금리 차이가 0.05%P 수준이다.
반면 4대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연 3.47~3.90%, 신용대출 변동금리는 하단은 연 3.62~4.02%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여전히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주담대 금리가 신용대출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대출금리는 원래 수신금리보다 예민하지 않지만 가계대출 한도 제한 등에 묶여 더욱 내리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예금이나 적금 등 수신금리 인하는 금융당국과 고객들도 예민해 은행 내부에서도 매우 조심스럽다"며 "은행 사정에 따라 수신금리 인하 대응 속도도 다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