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상환 차입금 9977억원
전문가 “롤오버나 차환, CJ 차입이 현실적 대안…다만 금리 높여야”
하반기 실적 중요, CGV “주력 사업으로 실적 개선하겠다”
CJ CGV가 1년 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올해 내에 갚아야 할 금액은 2650억원이다.
문제는 CGV의 재무상태가 차입금을 갚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CGV는 앞으로 4DX 등 주력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GV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9977억원에 달한다. CGV의 단기차입금은 6380억원, 유동성 사채는 2617억원,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980억에 달한다. 이 중 2650억원은 올해 내에 갚아야 할 사채다.
문제는 CGV의 자금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CGV의 올해 2분기 기준 부채는 3조 3265억원으로 자본(5345억원)의 6배에 달한다.
영화업 특성상 극장 임대료가 리스 부채로 잡히면서 타 업종에 비해 부채가 높지만, CGV의 리스 부채(1조536억원)를 제외하더라도 총부채는 여전히 2조 원에 육박해 부채비율이 약 400%에 이른다. 통상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200%의 두 배 수준이다.
1년 내에 현금화 가능한 유동 자산도 8263억원에 불과하다. 현금성 자산은 3327억원, 매출채권은 2399억원, 기타 유동자산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을 합쳐 2300억원 정도다. 유동 자산으로 유동 부채를 상환하려고 해도 1714억원이 부족한 셈이다.
CGV가 부채를 갚을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현재 빌린 금융기관과 협상을 통해 만기를 연장하는 ‘롤오버(Rollover)’를 하거나, 같은 금액을 다른 금융기관에 빌리는 ‘차환’을 하거나, 모회사인 CJ로부터 차입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롤오버나 차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CGV는 지난 7월 금리 5.45~5.6%의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 발행에 나섰는데, 아무도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 1000억원 모두를 주관사가 떠안게 됐다.
당시 1000억원 규모를 10개 주관사가 나눠서 조달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위험이 높아 시장에서 자금 모집이 어렵다는 뜻이다.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회사의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아 롤오버나 차환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지급 금리를 높이고, 단기로 사채를 발행하고,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지급하는 5% 금리는 위험 대비 낮은 수치라고 봤다.
모회사인 CJ의 증자도 쉽지 않다. 최근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 적자 자회사에 출자할 경우, 주주충실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부담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CJ가 가용 가능한 유동 자산은 191억원, 연결 기준 유동 자산은 13조원이다.
직접 돈을 벌어서 갚기도 쉽지 않다. 본업 경쟁력이 지속해서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CGV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3738억원에서 28% 감소한 2701억원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9억원 대비 4배 확대됐다.
하반기 실적 회복도 요원하다. CGV는 7월 당시 하반기의 정부 영화관람 할인쿠폰, ‘전지적 독자시점’ ‘좀비딸’ 등 기대작으로 여름 성수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좀비딸을 제외한 하반기 작품이 크게 흥행하지 못한 데다, 영화관 할인 쿠폰의 발행 이후 유의미한 수요 회복이 일어나지 않았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문화예술 소비 활성화 조처에 따른 영화관 입장권 할인 쿠폰 발행과 일부 작품의 400만 관객 돌파로 분위기가 살아났으나, 구조적 시장 트렌드 변화 등 유의미한 수요 회복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알짜 자회사’를 거느린 아시아 지주사 CGI홀딩스의 매각도 가시화되고 있다. CGI홀딩스는 2024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약 35%를 차지하는 베트남 법인, 인도네시아 법인, 중국 법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매출 비중이 높은 CGI홀딩스에 대한 매각 권한이 지난 7월 사모펀드에 넘어가면서 그룹 내 캐시카우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CGI홀딩스는 지난 2019년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이때 참여한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이 지분 28.57%를 확보하면서 2023년 6월까지 2조원 이상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런데 이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서 CJ CGV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 지분을 되사주거나(콜옵션), 재무적투자자(FI)가 최대 주주 지분까지 합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 권리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CJ CGV는 결국 콜옵션 행사를 포기했고,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본인들의 지분과 CJ CGV의 보유 지분을 포함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CGV 측은 “4DX와 스크린X를 바탕으로 집이나 모바일에서 즐길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경쟁력을 쌓아가겠다”며 “국내에서는 수익 중심의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