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막던 ‘35층 제한 룰’ 폐지로 급물살
공공주택 1090가구 포함 5893가구 신축
학원가에 공원·도서관·공영주차장 조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5893가구(공공주택 1090가구) 규모 대단지로 신축하는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높이 제한이 기존 35층에서 49층으로 완화하면서 사업 추진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는 최근 제9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정비계획 변경은 신속통합기획(패스트트랙) 방식에 따라 지난 1월 자문 신청 후 8개월 만에 결정됐다. 이 방식은 별도 기획 설계 없이 전문가 집단 자문(3회 내외)을 거쳐 주민이 제안한 계획(안)을 다듬은 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상정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번 결정으로 대치동 학원가 쪽과 학여울역변 두 곳에 지역 주민을 위한 공원이 조성된다. 특히 학원가 쪽 공원 지하엔 공영주차장(400대 규모)을 조성하고, 학원생들을 위한 개방형 도서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폭우 등으로 인한 대치역 일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저류조(4만㎥ 규모)도 설치한다. 미도아파트와 선경아파트에도 저류조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변경 결정(안)엔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 공공분양주택 공급도 포함됐다. 완화된 용적률의 일부를 활용해 공공임대주택(231가구)과 공공분양주택(182가구)을 추가로 공급하게 된다. 정비사업을 통해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는 첫 사례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동, 4424가구 규모의 단지다. 주민들이 1996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고, 2003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조합 설립에 나섰지만 내부 갈등과 서울시와의 재건축 계획안 이견으로 2023년에야 정식으로 조합이 설립됐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는 속도, 공공책임, 삶의 질 개선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핵심으로 재건축 공급 시계를 신속하게 돌려 더 많은 집을 더 빠르게 공급하겠다”면서 “용적률 완화로 추가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은 공급 대상과 방법을 구체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마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 승인으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자 매물 호가가 부쩍 올랐다. 변경안이 가결된 지난 9월 2일 은마아파트 전용 74㎡ 매물은 34억5000만원에 나왔다가 몇 시간 만에 호가를 5000만원 더 올려 다시 나왔다. 같은 면적 가장 높은 호가는 38억원이다. 전용 84㎡ 호가는 37억8000만원에서 43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