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대미 완성차 수출 전년비 8.4% 감소
日 관세 15% 적용, 우리나라 25%로 10%p 역전
관세 반영시 아반떼급 소형차 200만원 더 비싸져
속도 보다 실리 택한 정부 방침…장기화 우려 커
미국 정부가 이달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춰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가 이어지고 있어 일본과의 관세 격차가 10%포인트나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30일 미국과 협상에서 15%로 관세 인하에 합의했지만, 행정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과의 관세 격차는 올 들어 감소하고 있는 대미 완성차 수출에 더욱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7월 대미 완성차 수출은 80만1109대로 지난해 87만4182대 대비 8.4% 감소했다. 월별로 봐도 미국이 자동차 품목 관세 25%를 부과하기 시작한 4월 12만4745대에서 7월 10만4718대로 감소하는 추세다. 9월 넷째주 집계 예정인 8월 대미 완성차 수출 대수 역시 지난해 8월(9만5884대)와 비교해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도 △4월 28억9000만달러(-19.6%) △5월 25억1600만달러(-27.1%) △6월 26억9000만달러(-16.0%) △7월 23억2900만달러(-4.6%) △8월(1~25일) 15억8000만달러(-3.5%)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규모가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일 대미 관세 역전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 기업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일본 기업보다 2.5% 낮은 관세를 적용받아왔는데, 이달부터는 10%포인트 더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쏘나타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2만6900달러로,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캠리(2만8400달러) 대비 5% 이상 저렴했다. 그러나 한일 대미 관세 격차 영향을 그대로 판매 가격에 반영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이 뒤집히게 된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아반떼급 소형 차종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10%포인트 수준의 한일 관세 격차로 인해 일본 경쟁 차종 대비 1대 당 200만원 정도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차종이나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보면 그 차이가 더 커질 것인데 가격을 올리면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이를 막기 위해선 온전히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수출 물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