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삼성전자 목표가 8.8만→9.6만
범용 D램 공급난 속 삼성전자 최대 수혜 예상
엔비디아 HBM4 양산·테슬라향 파운드리 매출 기대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초 7만 원선을 회복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현재는 7만5000원대에 자리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범용 D램 가격 상승을 전망하며 목표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대비 각각 2.9%, 5.3%씩 올렸다. 동시에 목표 주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9만6000원으로 9%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이 실적 기대치를 올린 이유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을 예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제한된 D램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데, 업황 불확실성 탓에 설비를 크게 늘리지 못했다. 새로 증설한 시설도 대부분 차세대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집중돼 있어 범용 D램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BM 생산이 늘어나면서 D램 생산능력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PC, 스마트폰, 서버 등 IT 기기의 수요가 살아날 경우 범용 D램 공급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범용 D램 생산능력을 경쟁사 대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월 45만장 규모의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메모리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전체 생산량의 41%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은 삼성전자의 내년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9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49%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HBM4 양산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검증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샘플 물량이 늘면서 매출 반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후공정 수율 개선과 차세대 공정 적용으로 성능 대비 전력 효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테슬라향 파운드리 매출도 내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5조 원 넘는 투자가 예정돼 있어 단기적으로는 영업이익이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기준(EBITDA)으로는 흑자가 예상돼 향후 추가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