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HBM4 성능에 대한 시장 우려를 일축했다.
24일 마이크론은 6월~8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존 시장 예상과 달리 HBM4(고대역폭 메모리) 속도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 샘플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이날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고, 속도도 업계 최고 수준인 11Gbps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업체들에 HBM4 속도 10Gbps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마이크론의 HBM4 속도가 8Gbps(초당 10기가비트)로 설계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10Gbps 이상의 성능 우위를 점한 반면, 마이크론은 HBM4에서도 D램 공정으로 로직 다이를 자체 제작하는 방안을 고수했다는 관측 때문이다. HBM4 경쟁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빅2 체제'가 굳혀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이 같은 전망이 뒤집힌 것이다.
마이크론은 "1b나노 D램을 기반으로 전력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HBM4 설계를 완성했다"며 "후속 제품인 HBM4E부터는 고객사에 '베이스 로직 다이'를 맞춤형으로 생산해주는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BM4E의 베이스 로직 다이는 대만 TSMC와 협력해 만들 예정이다.이날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1년 전보다 46% 증가한 113억2000만달러(약 15조7900억원),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26.6% 상승한 39억6000만달러(약 5조5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5%에 달했다.
사업별 매출은 클라우드용 메모리가 크게 늘었다. 1년 전보다 213.6% 급상승한 45억4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HBM 고객사도 6곳으로 확대했다.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고성능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매출과 이익률 개선을 이끌었다”고 했다.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 첫 HBM4 양산 출하가 시작되고 하반기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