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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분당점 펀드 지주사에 일부 양도
올해 초 빌린 1000억 중 610억 가량 상환 
애경산업·중부CC 매각 등 현금 확보 총력

 

애경그룹이 그룹 차입금 규모 축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경산업의 매각 작업이 한창인 데다 최근에는 AK플라자가 야심차게 되사들인 분당점 지분 일부를 지주사 AK홀딩스에 넘기기로 했다. 단기차입금 부담이 더 큰 유동성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차입금 상환에 매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팔고 사고 팔고

 

AK플라자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 수익증권 일부를 다음 달 1일 지주사 AK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는 AK플라자 분당점을  투자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펀드다. 매각 대금은 610억원이다. AK홀딩스는 현금을 받는 대신 AK플라자에 빌려줬던 1000억원 중 610억원을 상계하기로 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한때 경기 남부권에서 오랜 기간 매출 1위를 기록하던 점포다. AK플라자는 지난 2015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당점 부동산을 캡스톤자산운용에 42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에는 이 점포를 재임대해 '세입자'로 백화점을 운영해왔다.

AK플라자 분당점.
AK플라자 분당점.

AK플라자는 지난해부터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의 지분을 늘리면서 분당점 지분율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이 펀드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10년만에 다시 분당점을 되찾아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AK플라자는 분당점을 되찾은지 약 8개월만에 이 수익증권 일부를 지주사에 넘기기로 했다. AK홀딩스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AK플라자는 분당점 재매입을 위해 지난 1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금전을 대여했다. AK플라자는 이 때 빌린 1000억원으로 분당점을 되산 후 이 1000억원을 갚는 데 분당점 지분을 활용한 셈이다.

 

이번 거래로 AK플라자는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고 재무구조 일부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지주사 AK홀딩스는 대여금을 회수하는 한편 부동산펀드의 지분 확보로 추가 수익원까지 얻게 됐다. AK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 대금을 회수해 차입금 규모를 축소시키고 추가로 우량 자산을 확보해 수익원을 다변화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단기차입금

 

애경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자 차입금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실제로 애경그룹은 현재 그룹 모태인 애경산업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AK홀딩스는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을 애경산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다. 아직 매각대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총 4000억원 후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AK홀딩스는 약 3500억원, 애경자산관리는 약 1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쥐게 된다. 앞서 애경그룹은 광주투자개발(옛 애경중부컨트리클럽)의 중부CC 운영사업을 시에나서울컨트리클럽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1690억원이다.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 실적 추이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 실적 추이

또 광주투자개발은 지난 8월 보통주의 액면가를 10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도 실시했다. 이 감자로 자본금은 기존 1190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줄어든다. 대신 이 감소분(1071억원)만큼 자본잉여금이 늘어난다. 자본잉여금은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부CC 매각대금과 합치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배당 재원은 2700억원 수준이다. 광주투자개발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가진 애경케미칼이다. 애경케미칼은 추후 광주투자개발의 배당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경그룹이 이렇게 얻은 현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AK홀딩스의 상반기 기준 단기 차입금(별도)은 5077억원이다. 지난해 말(3155억원)보다 늘어난 규모다. 주력 계열사인 애경케미칼 역시 상반기 기준 단기차입금이 2076억원으로 전년 말(1387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하향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단기차입금 규모가 지나치게 크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있다" "자산 이동, 현금 확보 등으로 빠르게 차입금 상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말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관계자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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