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에 동요 않는 시장...“모멘텀 여전히 긍정적”
美 민간 고용 9월 3.2만개 감소…정부 보고서는 연기
두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커졌다..빅컷도 반영
국채금리도 뚝…금은 사상 최고치 행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시작된 가운데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지수 중 S&P500과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민간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데다 셧다운 여파까지 겹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강화됐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9% 오른 4만6441.10을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 지수는 0.34% 상승한 6711.2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42% 뛴 2만2755.157에 거래를 마쳤다.
셧다운에 동요하지 않은 시장...“모멘텀 여전히 긍정적”
셧다운에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번 셧다운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임시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전격 발효됐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수백만명의 국민에게 적용되는 의료보험 세액공제 연장을 포함시키려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루이스 나벨리에 나벨리에앤어소시에이츠 창립자는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며 “모멘텀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높은 주가 수준 등 복합적 불안 요인으로 이번 셧다운은 과거보다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UBS 파이낸셜 서비스의 주식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울리케 호프만-버차디는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시장 변동성이 예상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셧다운의 거시경제적 영향은 역사적으로 미미했고 빠르게 회복됐다. 올해의 근본적인 시장 동인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번 셧다운으로 약 75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일시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에는 정부 직원들이 복귀 후 소급 임금을 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휴직 인력을 영구 감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셧다운이 길어지면 일부 인력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도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셧다운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며 “온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의 이탈 조짐도 있다”고 전했다.
美 민간 고용 9월 3.2만개 감소…정부 공식보고서는 연기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오는 10월 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회의를 앞두고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도 커졌다. 노동부는 이번 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보고서를 내놓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민간 고용지표를 보며 고용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일자리는 3만2000개 줄어 예상치(+4만5000개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2023년 3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다만 이번 수치는 미 노동통계국(BLS)의 ‘고용 및 임금 분기별 조사(QCEW)’에 따른 데이터 보정이 반영된 결과라, 명확한 고용상황을 파악하긴 어렵다.
베렌베르크의 아타칸 바키스칸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설령 9월 고용보고서가 Fed 회의 전에 나오지 않더라도, 연준은 충분한 근거를 갖고 10월 회의에서 0.25%포인트의 ‘보험성’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셧다운 여파에 두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커졌다..빅컷도 반영
셧다운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연준의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고객 보고서에서 “정부 셧다운과 경제 지표 발표 지연은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앞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조사업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장 마감시점 시장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99%로,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86.7%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셧다운이 시작된 직후보다 높은 수치다. 10월엔 ‘빅컷’ 가능성도 1%를 반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셧다운이 10월 28~29일 FOMC 회의 전 종료될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이어진다면 연준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9월 고용지표가 공개되지 않을 경우 파월 의장이 추가 인하를 주장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국채금리도 뚝…금은 사상 최고치 행진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화되면서 국채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장중 4.08%까지 하락한 뒤 4.10% 수준에서 움직였다. 글로벌국채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bp(1bp=0.01%포인트) 내린 4.10%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에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6.5bp 빠진 3.539%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 가치는 보합권을 유지했다. 셧다운은 달러에 부정적, 채권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897.5달러로 전장 대비 0.6% 오르며 종가 기준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국제유가는 1% 가까이 떨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59달러(0.95%) 하락한 배럴당 61.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