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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축구나 하키 같은 구기 종목은 경기 대부분이 격렬한 몸싸움이다. 팀마다 어느 정도 비슷한 체격, 체력을 갖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유달리 체격이 작거나 체력이 약한 선수만 있는 팀은 없다. 우승하는 팀, 많이 이기는 팀은 체격, 체력에서 우위를 점한 팀이 아니다. 성공요인은 전략이다. 육체적인 것만이 다일 것 같은 이런 운동도 결국 승리의 열쇠는 두뇌가 쥐고 있다.

 

배터리의 두뇌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전기차 배터리에는 배터리의 ‘두뇌’, ‘머리’라 할 수 있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이 내장되어 있다. BMS는 여러 가지 센서를 활용해 배터리 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장치다. 배터리의 체격과 체력이라 할 수 있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능, 스펙이 동일하다 해도 BMS가 배터리를 어떻게 관리, 모니터링하느냐에 따라 배터리와 전기차는 다르게 관리될 수 있다.

 

화재를 미리 알 수 있다?

BMS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마다 각 셀의 전압 상태, 온도 변화 등을 확인한다. 이 데이터를 BMS가 평가한 뒤 문제가 있다면 관련 정보를 제조사에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배터리에 대해서는 예방 점검을 할 수 있다. 화재·폭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BMS 정보를 1년, 2년마다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로, 수시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이상 배터리를 빨리 찾을 수 있고 선제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충전장비의 정보 표시 창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조사뿐 아니라 차주도 BMS 진단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차주, 차량 제조사, 배터리 제조사에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면 더욱 효율적인 선제적 조치가 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화재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충전 시 특정 셀의 온도가 급격히 오르거나, 전압량이 불충분하거나, 방전이 과도하거나 하는 이상 현상이 먼저 나타나기 마련이다. 미리 알았다면 수리나 조치를 해서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시범 사업

한국 정부는 현대차·기아, BMW와 협조해 배터리 이상 시 소방당국에 곧바로 알림을 보내는 시범사업을 2025년 4만대를 대상으로 했다. 추후 도출될 이 시범 사업의 과정과 결과는 BMS의 적용, 발전에 유의미하게 쓰일 것이다.

 

BaaS(Battery as a Service)

BMS는 ‘BaaS(Battery as a Service)’라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도 주목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새로운 브랜드 ‘비.어라운드’를 발표하고 BMS 사업화를 선언했다. BaaS는 전기차 배터리를 단순히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서 배터리 사용 권한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념이다. BaaS는 사용자, 제조사, 서비스사 모두에게 이득이 있다. 어느 한 쪽에만 유리한 서비스가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 등장 시 추가 비용 없이,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최신 배터리로 내 차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는 제조사와 서비스사 입장에서도 좋다. 이전 모델인 낙후된 배터리도 계속 유지·보수는 해야 하는데 이들도 최신 기능으로 업데이트된다면 관리 대상 전체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BaaS는 사용량 기반 요금제이기 때문에 운행 거리가 적은 사용자에게 유리하다. 또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구독형이라 배터리 수명 연장 및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 감소와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이는 ESG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어 사용자와 제조사, 서비스사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온도·날씨와 관련된 자동차 솔루션

BMS처럼 자동차와 관련된 온도, 날씨 사이의 문제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솔루션들은 더 있다. 업계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양산하고 있는지 눈여겨보자.볼보는 차량에 갇혀 열사병이나 저체온증에 걸리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실내 레이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차 잠금 상태에서도 내부 움직임이 감지되면 차가 공조 장치를 자동 동작시켜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특히 아기, 어린이가 차 안에 혼자 갇힐 경우 크게 도움이 될 기능이다.

 

금호석유화학 휴그린 AI 스마트 기능은 창문을 열지 않고도 자동 환기를 시켜주는 자동 환기창이 있다. 푹푹 찌는 여름이나 혹한기 겨울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면 에너지가 낭비되고 사용자들도 힘들다. 하지만 고성능 3중 필터로 창문을 안 열고도 환기되어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어려움을 겪는 지점을 알아채고 문제를 해결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다이다. 다음은 실행과 구현만 남을 뿐이다. 각각의 기술마다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분야마다 요구 받는 재능에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의 끝을 사람은 다른 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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