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청사진.시진핑 후계구도 주목
23일까지 나흘간 열려…첨단 산업 지원 등 구체 방안 담길 듯
4중전회 앞두고 '군 서열 3위' 낙마 공식화…중앙위원 대거 교체 전망
중국 공산당이 오는 20~23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개최한다. 20기 4중전회는 지난해 7월 20기 3중전회 이후 15개월만에 열리게 됐다.
이번 4중전회에서는 올해로 마무리되는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뒤를 이어 향후 5년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낙마 또는 실종된 중앙위원과 사실상 '반토막' 난 중앙군사위원회 등 당·정·군 고위급 교체 및 후계 구도 윤곽이 드러날지 여부도 관심사다.
中 경제 청사진 그린다…15차 5개년 계획 중점 논의
시진핑 집권 1기와 2기에는 모두 5중전회에서 향후 5개년 계획 수립 제안에 관한 내용이 발표됐었다. 또한 5개년 계획과 관련된 중전회는 그해 10월 마지막주에 개최됐었다. 올해는 5중전회가 아닌 4중전회에서 향후 5개년 계획이 발표된다.
이번 4중전회의 주요 의제는 이미 예고된 중장기 경제 개발 계획인 제15차 5개년 계획이다. 미중 무역 갈등 속 내수 부진 등으로 경제 압박이 커짐에 따라 주로 경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중전회 개최에 앞서 '시진핑 경제사상의 지도 아래 중국 경제'와 관련된 문장을 8일 연속 연재해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이번 4중전회에서 경제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라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민일보가 지난 4일 발표한 문장에는 "올 들어 미국의 이른바 '상호관세'에 맞서 과감하게 싸워 상반기 5.3%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무역 보호주의와 외수 위축의 이중 압력을 견뎌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집권 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첨단 산업에 대한 지원, 과학 기술 혁신 등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리러청 공업정보화부 장관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 선진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화된 산업 시스템 건설을 가속화하고 중국식 현대화의 기반을 지속 다질 것"이라며 "첨단 기술 연구 개발과 응용 보급을 강화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뇌-기계 인터페이스, 메타버스, 양자 정보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미래 산업 선도 구역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15차 5개년 계획에 담길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기까지는 4중전회 폐막 후 수일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개최된 중전회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4중전회 폐막 후 '전체회의 공보'는 폐막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5차 5개년 계획 수립에 관한 제안'은 폐막일 이후 업무일 기준 2~3일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공보'에 15차 5개년 계획 기간 경제 사회 발전의 지도 사상, 지침 및 주요 목표가 언급된다면 '제안'에는 구체적 지원 산업 등을 포함한 향후 정책의 방향과 전략 수립과 관련한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안'을 발표한 후 내년 양회를 앞두고 개최될 2월 말 정치국 회의에서 '15차 5개년 계획 요강 초안'을 논의하고 전인대에서 '15차 5개년 계획'을 심의해 최종 통과할 예정이다.
시진핑 측근 허웨이둥 낙마…후계구도 단서 나올까
외교가에선 이번 4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후계 구도와 관련한 단서가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4중전회에선 중대한 인사 변동과 관련한 결정이 나왔었다.
1989년 톈안먼(천안문) 사태 이후 열린 13기 4중전회에선 자오쯔양 당시 총서기의 모든 당내 직위를 박탈하고 장쩌민을 주석으로 선출했다. 1999년 열린 15기 4중전회에선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지명돼 차기 후계구도에서 유력한 위치에 올랐다.
만약 후계구도와 관련한 '단서'가 제시된다면 중앙위원으로 강등됐다 최근 네이멍구, 시짱(티베트), 신장, 쓰촨 등 지방 시찰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후춘화 정협 부주석의 거취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 이번 4중전회를 앞두고 중국 국방부는 올해 들어 숙청설이 돌았던 군 서열 3위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대해 조사를 거쳐 당·군적에서 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 핵심 요직 중 하나로 꼽히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절반가량 공석인 군사위원 등의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총 7명으로 구성된 중앙군사위원에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장유샤 군사위 부주석 등 단 4명만 남은 상태다.
두자릿수의 중앙위원 교체도 유력하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앙위원 최소 9명을 교체할 것"이라며 이는 2017년 이후 최대 규모 인사"라고 보도했다.
국방부가 허웨이둥, 먀오화 등 중앙위원 8명의 당적 박탈이 4중전회에서 추인될 예정이라고 언급한 만큼 적지 않은 규모의 중앙위원 인사가 예상된다.
또한 체포 또는 실종설이 나온 류젠차오 전 대외연락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에 대한 거취도 관심사다. 지난해 열린 3중전회에서는 리상푸 전 국방부장이 당적이 박탈된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이 지난달 열병식 등을 개최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미중 갈등 속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후계 문제와 관련해 신호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