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분기까지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동 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4분기에 수출이 더 늘어나는 계절적 특성을 고려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최대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은 17일 “2025년 1∼3분기 화장품류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한 8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으며,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1분기부터 매 분기 직전 최대치를 연이어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 1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올해 역시 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품목별로는 ▲스킨·로션 등 기초화장품이 4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선크림·주름스틱 등 기타 화장품(25.5%) ▲색조화장품(15.4%)이 뒤를 이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 수출 비중은 미국(19.7%), 중국(18.5%), 일본(9.7%) 순이었다. 수출국은 205개국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년간(2015~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는 약 3.5배(연평균 +14.8%) 성장해 지난해 세계 3위권을 형성했다. 같은 기간 직전 3위였던 독일의 증가율(약 1.3배, 연평균 +2.8%) 대비 압도적인 수치다.
무역특화지수(TSI) 또한 개선세를 이어가며 반도체·승용차와 더불어 '수출 효자품목'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 1위였던 중국의 감소세에도 불구, 신규 시장 개발과 기존 판매처 강화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경쟁력이 꾸준히 확장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적용 발표 이후, 한국산 화장품을 사재기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월 “관세 인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인기에 대해 “뛰어난 가성비, 고품질, 저자극성 제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틱톡 팔로워 50만명을 보유한 뷰티 인플루언서 테일러 보스만 티그 역시 “한국 토너와 보습제 등을 대량 구매했다”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국의 스킨케어 제품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