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출시되는 갤럭시S26 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가 탑재된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뿐 아니라 플래그십 제품인 ‘울트라’에도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2600 탑재를 결정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은 미국 퀄컴의 칩셋을 병용 탑재해왔는데, S26시리즈의 엑시노스 탑재 비중은 50%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은 퀄컴 한국 유럽 등은 엑시노스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출시된 갤럭시 S1부터 S6(2015년)까지 대부분의 모델에 엑시노스를 탑재했으나, 2016년부터는 퀄컴 비중을 대폭 늘리며 병용 탑재로 전환했고 S23(2023년)과 S25(2025년) 시리즈는 보급형과 폴더블을 제외하고 엑시노스를 탑재하지 않았다.
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엑시노스가 갤럭시 S 시리즈에 다시 들어가는 것은 칩셋의 성능과 파운드리 수율(양품 비중)이 모두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과 퀄컴은 TSMC의 파운드리 공정을 이용하고, 엑시노스는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한다.
엑시노스 탑재 확대는 적자에 시달리는 삼성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을 개선하고 스마트폰 사업부의 반도체 구매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7조7899억원, 지난해에는 10조9326억원을 모바일 AP 구매에 사용했다.
“애플의 최신 A19프로 칩셋과 비교해도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시리즈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다시 탑재한 것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부 테스트에서 엑시노스2600은 신경처리장치(NPU) 성능이 애플 A19프로 칩셋보다 6배 이상 높게 측정됐다. 중앙처리장치(CPU) 멀티코어(멀티태스킹) 성능은 14%,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대 75% 성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칩셋과 비교해선 NPU 성능이 약 30%, GPU는 최대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 안에는 CPU, GPU, NPU 등 AI 연산, 비디오 재생, 중앙제어 역할을 하는 칩셋이 들어간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의 최신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된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성능 개선을 위해 설계도까지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북미 모델은 현지 판매 승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퀄컴 칩셋을 탑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엑시노스2600 개발하면서 AI 성능 향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아이폰을 따돌릴 무기를 AI를 지목한 것이다. 2024년 1월 세계 최초로 AI폰(갤럭시 S24)을 출시한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아이폰에 AI 성능을 온전히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과 D램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까지 회복세로 진입하면서 삼성의 턴어라운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올 상반기 각 2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지만, 3분기에는 적자 폭을 1조원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2600 출하가 본격화되는 4분기에는 적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 향상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에 지출하는 AP 구매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조9326억원을 AP 구매에 사용했다.
내년 이후의 사업 전망을 더 밝다. 이르면 내년부터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칩인 AI6와 애플의 이미지센서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2조8000억원) 규모 칩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애플 아이폰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