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9개월 연속↑…10월엔 올해 최대폭 상승
10월 거래량 전월比 11%↑…대책 이후 체결된 거래가 70%
중고가(3억↑) 비중 43%로 연중 최고…"아파트 대체 수요 유입"
임대 수익률도 4.82%…월세 수요로 38개월째 상승 중
내년 입주물량 1400실대 ‘공급절벽’…“추격 매수는 신중히”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은 가운데,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오피스텔 시장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규제로 인해 '거래절벽'에 몰린 아파트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기존 임대 투자 수요에, 실수요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처이자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총 937건을 기록했다. 전월(844건) 대비 11.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857건)과 비교해도 거래가 많아졌다.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 거래는 7월 996건에서 8월과 9월 연속으로 844건에 머물렀다가 지난달 반등했다. 실거래가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량은 1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24.57로, 전년 동월 대비 0.91%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이며,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10월(125.85)에 근접한 수준이다. 9개월 연속 상승세이기도 하다. 같은 달 평균 매매가격도 3억418만원으로, 3년 전 고점(3억548만 원)에 거의 도달했다.
10·15 대책 이후 오피스텔은 더욱 귀한 몸이 됐다. 지난달 전체 거래 937건 중 663건(70.7%)이 대책 발표 다음 날인 16일 이후 체결됐다. 같은 달 1~15일 사이 체결된 거래는 274건이었다. 대책 이후 곱절 가량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아파트는 대책 이전 15일간 4939건이 거래됐지만, 이후 15일간은 1189건으로 76% 급감했다. 전체 아파트 거래량도 9월 8870건에서 10월 6128건으로 31% 줄었다.
규제의 적용 여부가 주택 유형별 거래의 흐름을 갈랐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아파트 등 주택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서 대부분 비켜나 있다. 오피스텔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규제 대상이 아니며, 실거주나 전입 의무도 없다. 대출도 담보인정비율(LTV) 70%가 유지되고, 6·27대책이나 10·15대책에서 강화한 대출 한도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오피스텔을 보유해도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이 유지된다는 점도 실수요자에게 매력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아파트 대출이 막힌 젊은 층이 직주근접을 고려해 오피스텔을 실거주 대체재로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 수익률이 상승해 투자수요도 다시 유입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0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4.82%(KB 기준)다. 38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투자뿐만 아니라 실수요 유입도 관측된다. 3억원 이상 중고가 오피스텔 거래 비중은 지난달 42.9%를 기록하며 월간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은 31.2%, 1~10월 누적 평균은 34.2%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3억원 미만은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많다. 그러나 그 이상부터는 아파트 대체 수요가 본격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단지에서는 신고가도 잇따르고 있다. 양천구 제이월드빌 전용 102㎡는 지난달 13억 원에 거래됐다. 6월 기록한 이전 최고가(11억7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뛰었다. 강서구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역 전용 42㎡는 대책 이후 두 건이 연달아 4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19년 기록한 기존 최고가(4억 3300만 원)를 6년 만에 갈아치웠다.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올해 4456실, 내년 1417실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만7000실 수준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피스텔로의 유동성 이동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추격 매수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은 재건축·재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입지가 좋지 않은 경우 향후 시세차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랩장도 "규제를 피해 틈새시장에 수요가 몰리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아파트가 주거 시장의 중심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기에 무리한 매수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