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새 11.5원 올라 1449.4원 마감
글로벌 증시 하락-달러 강세 영향도
“대미투자 변수… 1400원대 뉴노멀”

원-달러 환율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국내외 증시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등 겹악재 탓에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여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가 이틀 연속 대량 순매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43.5원으로 개장해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 4월 11일(1449.9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장중 1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인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82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조5186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로 매도했는데, 해당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강달러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 가운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가 가장 주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보다 0.33% 오른 100.136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은 건 8월 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도 향후 잠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간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환율 시장에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방법 등 변수가 많은 탓에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졌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과거 원-달러 환율이 이정도 오르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다시 내려왔으나 이제 1400원대는 뉴노멀이다”며 “일시적으로 1350원대로 내려갈 순 있으나 이내 1400원대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와 맞물린 연준의 신중함에 기인한 만큼 아직 환율에 뚜렷한 방향성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경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속 현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상승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