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서울'에선 강남권이 10위까지 '싹쓸이'
과천, 세종 등 직주근접 소유주도 많아

공직자 자산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아파트. 그렇다면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는 어떤 곳일까.
리얼시그널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가장 다수의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들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은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구였다. 서초구, 송파구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강남3구의 선호도가 명확히 나타난 것이다.
공직자들은 이들 지역에서도 재건축 호재가 있는 아파트를 선호했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잠실엘스 아파트를 제외하면 재건축 추진 중이거나 재건축 완료 후 입주한 단지들이다. 공직사회는 교육열이 높은 만큼 학군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서울 바깥에서는 자연스럽게 경기도 과천, 세종특별자치시 등 중앙 부처가 소재하는 곳에 이들의 수요가 몰렸다.
최선호 지역 압구정·대치

서울 보유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7000명 가운데 29명이 ‘압구정 현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아파트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압구정 현대는 일명 ‘구현대’라 불리는 압구정특별계획구역3(압구정3구역), ‘신현대’로 알려진 압구정특별계획구역2(압구정2구역)로 나뉘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단지 소유자만 29명이다. ‘압구정 한양’ 아파트도 10명이 보유, 10위권에 들었다.강남 최고의 부촌으로 유명한 압구정은 199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며 새 아파트가 속속 입주한 강남구 도곡동, 서초구 반포동 등에 강남권 대장 자리를 잠시 내줬다.
그런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사업으로 통합심의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사업 진행이 빨라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에 위치하지만 조합설립인가 3년이 지나도록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해 매매를 통한 조합원 승계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최근 2~3년간 가격이 크게 급등했다.
11월 5일 기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테크 집계 결과 압구정 현대 14차아파트는 3.3㎡당 1억9839억원 시세를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됐다. 새 아파트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 한남’,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도 제쳤다. 대형 평형의 100억원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전용면적 196㎡ 타입이 127억원에 실거래됐다. 한 달 전인 6월에는 120억원에 한 채가 손바뀜되기도 했다.압구정 현대 소유주는 전 정부 인사들과 법관, 외교부 소속이 많다. 이주호 전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강인선 전 외교부 2차관, 이영훈 창원지방법원장 등이다. 워낙 고가의 아파트라서인지 압구정을 비롯한 강남 아파트 소유 공직자 상당수는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주택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보유 공직자가 많은 서울 아파트 2위는 학군 1번지 ‘대치동 은마’가 차지했다. 은마를 비롯한 대치동 아파트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정치인 등 공직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부터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 박세현 대검찰청 검사장이 있고 김진태 강원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등 지방 시도지사들도 집주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선호 지역은 개포와 잠실

이 밖에도 개포동, 잠실동 등 대치동과 가까운 곳의 인기가 높게 나타났다. 개포동과 잠실동은 옛 주공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되며 실거주 편의와 도심, 학원가 접근성을 다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대모산 자락에 위치한 개포동은 쾌적한 주거환경, ‘롯데타운’을 품고 삼성동과 인접한 잠실은 생활편의가 강점이다.
개포동에 위치한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보유하고 있어 화제가 됐는데 구 부총리는 이 아파트를 개포주공1단지 시절부터 갭투자로 사들여 논란이 됐다. 구 부총리는 2013년 개포주공1단지 56.6㎡를 8억9100만원에 경매로 낙찰받은 뒤 대형 타입으로 분양받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는 5층짜리 저층 아파트로 세대당 대지지분이 높아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구 부총리가 보유한 해당 단지 144㎡ 실거래가는 올해 45억원을 돌파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같은 단지를 8억5000만원에 사들인 뒤 재건축 한 뒤에도 보유하고 있다.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삼풍아파트는 서초 법원·검찰청 인근에 위치해 법조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각각 아크로비스타(김건희 여사 명의)와 삼풍아파트(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서울 밖에서는 ‘직주근접’인 과천과 세종시의 인기가 높다. 세종시는 이전기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파트 특별공급을 제공해 공직자 중 소유주가 많다. 특히 첫마을 단지가 있는 한솔동은 생활인프라가 고루 갖춰지고 세종 내에서는 학군도 좋은 곳이다.과천은 유해시설이 없는 지역으로 자녀를 키우기 좋은 곳이다. 서초구와 가까워 강남권 진입이 쉬우며 여기에 재건축 호재도 있어 실수요와 투자수요의 관심을 두루 받는 곳이다. 특히 과천시 별양동에는 최근 입주한 신축 아파트와 이미 공사 및 이주 중인 과천주공4단지, 5단지가 위치해 미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틀을 짰던 김수현 전 정책실장의 아파트로 유명하던 과천주공6단지는 이미 ‘과천 자이’로 재탄생했다. 이 단지는 재건축 과정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 심사 강화를 피해 부동산 규제가 강화하던 상황에서 ‘내로남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심상정 전 의원은 래미안 슈르를 보유하고 있다.대전 유성구 전민동 소재 엑스포아파트는 대전 최대 규모 아파트(3958세대)로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기며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대형평형 중심의 아파트로 과거부터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과 정부대전청사 공직자들이 많이 거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