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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난 극심…임차인 주거비 부담 가중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내년 더 오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어요."

 

직장인 강모(47)씨는 최근 주말마다 경기 안양과 광명, 수원, 부천 등 경기 지역을 돌며 새로운 전셋집을 찾고 있다. 현재 사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새 2억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서울살이를 포기했다.

 

강씨는 "직장과 아이들 학교 때문에 서울에 있어야 하지만, 대출을 최대한 받더라도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썼고, 임대인에게 사정해봤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및 고가주택 대출 규제 등을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전세 물건이 줄고,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경기도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10·15 대책 이후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지고, 갱신 계약 마저 증가하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주택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실거주자도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전셋값이 7개월째 연속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값을 경신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평균 5억7333만원으로, 이는 전월(5억6833만원)보다 503만원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억4667만원)과 비교하면 4.9%(2666만원) 상승했고, 이는 2022년 11월(5억7667만원)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전세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한 값을 의미한다. 평균가격보다 고가·저가 아파트 거래 비율에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세수급지수도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지난 10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57.7로 전달(154.2)보다 3.5p(포인트) 올라 2021년 10월(162.2)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과천과 하남, 안양, 성남 등 경기 지역 사정도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전셋값마저 치솟으면서 전세난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실제 경기 지역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하남 학암동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전용면적 98.71㎡)' 전세는 지난달 8억원에서 이달 8억5000만원으로 한 달 만에 5000만원 상승했다. 또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전용면적 84.94㎡)' 전세도 지난달 7억7000만원에서 이달 8억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현재 시세는 9억500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에 전세시장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8984가구로, 올해(4만2684가구)보다 32.1% 줄어든다. 2027년에는 1만2988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과 정부의 초강력 규제 대책으로 인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대란으로 전셋집을 구한 임차인들 가운에 일부는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은 경기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만성적인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경기 지역으로 확산할 있다"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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