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원자재보다 조정폭 제한적
올해 금값 온스당 4000弗 안착
ACE·TIGER 현물 ETF 상품
개인들 한달간 1142억 사들여
증권가 "분할매수 수요 더 늘것"

최근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과열 부담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금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유지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금값이 5000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개인들은 'ACE KRX금현물'을 3527억원, 'TIGER KRX금현물'을 1142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ETF 시장에서 자금 유출입 변동성이 커진 것과 달리, 금 현물 ETF만큼은 꾸준히 순매수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처럼 유가, 비철금속 등 경기민감 원자재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금이 사실상 확실한 테마로 자리 잡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금으로 채우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0% 넘게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대에 안착했다. 고점 기준 4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최근 4034달러 수준에서 숨 고르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주가, 채권, 원유 등 다른 자산 대비 조정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투자심리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받는 변화는 금 ETF로의 투자 자금 유입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원자재 ETF 자금 유입 781억달러 중 96%가 귀금속 ETF로 흘러갔다. 과거 금값 상승을 주도한 주체가 중앙은행과 중국 개인 매수였던 데 반해 올해는 북미, 유럽 투자자들의 ETF 투자 비중이 크게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은 이제 더 이상 일부 지역의 수요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며 "ETF 중심의 투자 수요가 내년 금값 랠리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금 가격이 4000~5000달러 구간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오 연구원은 "금 가격은 기존 밸류에이션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구조적 리레이팅 구간에 진입했다"며 "2026년까지 완만한 상방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1970년대 금값 장기 상승기에서도 첫 랠리(1970~1974년) 이후 2년간 조정을 거친 뒤 2차 랠리(1977~1979년)가 이어지는 등 '계단식 상승' 패턴이 나타난 바 있다.
국내 ETF 시장에서도 금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금 ETF는 세금, 보관 부담이 적고 현물 기반이라 가격 추종력이 뛰어나다"며 "단기 조정 구간에서는 오히려 분할 매수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