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는 이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4일 밝혔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수입 위주의 산업특성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용압박이 계속 증가해왔지만 전반적인 물가불안 상황을 고려하여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동결했던 주류업계에서 맥줏값 조정 포문을 연 오비맥주의 행보가 '서민술' 소주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소주의 경우 맥주보다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은 만큼 연내 혹은 늦어도 내년 초 출고가 인상에 무게감이 실린다.
주류업계는 원부자재값 인상에도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그동안 가격 인상을 억제해 온 만큼 평년보다 인상폭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오비맥주를 포함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 업체들은 4월 맥주 종량세 인상에 맞춰 출고가 인상을 검토했다. 하지만 고물가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 정부의 요청에 가격 인상을 보류했다.
일각에선 이번 맥주 출고가 인상이 소주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당장의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계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백기를 들고 도미노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동결은 고스란히 기업의 피해로 돌아간다. 언제까지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업계에서는 하반기 소주 출고가가 최대 8~9%까지 인상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