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화장품 전쟁 '후끈'
필수 관광코스 다이소 명동역점
재고소진으로 진열대 곳곳 비어
LG생건, 4950원 상품 8종 선봬
이마트 일부 점포 품절사태 겪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다이소 명동역점.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올리브영과 함께 한국여행 때 반드시 들러야 할 쇼핑 필수로 꼽히는 이곳은 2층 한 공간이 모두 뷰티제품으로 채워졌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도 2층 뷰티매장은 쇼핑하는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활기가 넘쳤다. 히잡부터 노란색, 갈색 등 다양한 머리 색깔에 각기 다른 말을 쓰는 외국인들은 스마트폰으로 찾은 필수 쇼핑 아이템과 다이소 매대에 있는 제품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비교하며 매장 내에 비치된 다이소 메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았다. 박스를 뜯어 진열하는 직원의 손길이 분주했다. 화장품 매대 한켠에 빼곡히 쌓인 빈박스가 K뷰티 인기를 실감케 했다. 틴트제품 진열대에는 재고 소진으로 곳곳이 비어 있었다.
이날 찾은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도 지하 1층 화장품 코너는 물건을 한창 재진열하느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화장품 코너 한 켠에는 보라색 패키지의 LG생활건강 제품들로 채워졌다. 물건을 진열하던 직원은 "(LG생활건강 입점) 홍보가 잘 됐는지 많이들 찾는다"며 "콜라겐 바쿠치올 탄력 광채 아이앰플이 제일 잘나간다"고 말했다.
■다이소가 쏘아 올린 저가 뷰티붐
다이소가 쏘아 올린 '저가 뷰티붐'으로 뷰티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뷰티 대기업인 LG생활건강도 다이소 외의 유통채널과 기획상품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균일가 뷰티 전쟁에 뛰어들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주목받기 시작한 중저가 뷰티시장에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 LG생활건강이 이마트와 단독 기획으로 내놓은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는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새로운 스킨케어 라인이다. 신제품 8종이 모두 4950원 균일가로 출시됐다. 콜라겐과 바쿠치올 등 피부 탄력 관리 성분 등을 담아 토너와 세럼, 크림, 아이앰플 등으로 나왔다.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는 '저렴한 대기업 화장품' 컨셉트에 출시 날인 지난 18~23일까지 6일간 이마트의 스킨케어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부 점포에서는 준비한 상품이 모두 품절됐다"며 "25일 점포별 추가 물량을 들여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뷰티 대기업도 저가 시장 참전
뷰티 대기업이 다이소를 제외하고 직접 균일가 브랜드를 선보인 건 이례적이다. 다이소 뷰티로 입증된 중저가·균일가 시장성이 크고, 무시 못 할 소비자 수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유통채널에 입점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내놓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불황 장기화속에 중저가 뷰티 시장은 뷰티업계 주류가 된 모양새다. 다이소 뷰티의 무서운 확장성에 이미 뷰티 대기업들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다이소가 개척한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케어존플러스, CNP 바이 오디-티디, TFS, 코드글로컬러 등 전용 브랜드를 따로 내고 다이소에 잇따라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미모 바이 마몽드(지난해 9월)를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에뛰드의 다이소 전용 브랜드인 플레이(PLAY) 101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콜마, 코스맥스 등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이 성장하며 중소브랜드들이 많이 생겼다"며 "고가의 대형 브랜드 중심에서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에게 맞는 브랜드를 계속 찾아가는 식으로 화장품 소비패턴도 바뀌면서 다양한 중저가 브랜드들이 성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