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매 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일반 매매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경매시장에 수요가 몰리며 낙찰가율이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경매에 부쳐진 아파트 252가구 중 114가구가 낙찰되며 낙찰가율은 평균 97.7%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6월(110.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보통 경매는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에 입찰이 이뤄지지만 수요가 몰리면 경쟁이 치열해져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도 많다.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규제를 피해 투자 수요가 몰리며 고가 낙찰이 잇따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의 일반 매매는 실거주 의무 등 규제를 받지만 경매로 취득할 경우 이 같은 제한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97㎡는 감정가 72억 원보다 무려 20억 원 이상 비싼 93억7000만 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30.1%를 기록했다.
같은 날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전용 41㎡)는 20억6000만 원(낙찰가율 128.5%), 논현동 논현신동아파밀리에(전용 114㎡)는 25억3000만 원(낙찰가율 123.4%)에 낙찰됐다.지지옥션은 이러한 경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 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토허구역이 아닌 마포구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 85㎡는 무려 55명의 입찰자가 몰려 감정가보다 30% 이상 높은 21억6000만 원에 낙찰됐으며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미드카운티(전용 85㎡)도 7명이 몰려 낙찰가율 115.5%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토허구역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크고, 그 여파가 인근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와 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경매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