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평균 원·달러 환율 1360원대로 ‘뚝’
약달러에 전월보다 20원 넘게 급감
美예외주의 약화에 성장 둔화 가시화
“달러인덱스 완만한 약세 흐름 전망”
이달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가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원화 가치가 상승한 가운데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면서 전월보다 20원 넘게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성장 둔화가 가시화하면서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오는 30일을 제외한 6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6.5원(오후 종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전월(1390.7원)보다 24.2원 내려간 수치로 지난해 10월(1365.4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물가의 상대적 변화를 반영해 통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해당 지수는 국제결제은행(BIS) 실질실효환율 지수도 상승세다. 5월 말 기준 원화의 실질환율 지수는 91.6으로 전월 대비 2p 상승했다. 여전히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지만 이달 환율의 수준을 고려할 때 실질가치는 이달 들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과 탄핵사태 등 정국 불안 여파에 1450원대를 상회했던 원·달러 환율은 상호관세 등 대외불안까지 겹치며 5개월 연속 1400원대를 돌파했으나, 지난달부터 약달러에 대한 시장 투심이 확대되면서 1300원대에 안착했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달러 약세 흐름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장중 97.270까지 하락했다. 지난 2022년 3월 2일(97.261) 이후 3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에도 달러화가 성장 둔화를 기반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예외주의 약화와 글로벌 탈달러 모색의 영향에 놓인다는 지적이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장기 선행지표 부진 조짐, 통상환경 불확실성 장기화 등으로 지난 수년간에 비해 미국의 경제 활력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달러인덱스는 완만한 약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신증권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수출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나, 소비 및 기업심리 개선에 따라 내수는 우려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있다”며 4·4분기 원·달러 환율을 1350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삼성증권도 올해 4·4분기에 환율이 133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LS증권의 경우 하반기 환율 하단을 1300원으로 평가했다.
다만 달러화 실수요 확대에 환율이 다시 1400원대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집권 후 작년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내 기업 미국 현지 생산기지 이전 이슈 고려 시 2022~2024년과 마찬가지로 해외투자 확대는 강력한 달러 환전 수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