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풀어본 美 상호관세
車·부품 15%관세 시행시점 미확정
철강, 반덤핑·상계관세 더해질수도
반도체, 美에 최혜국 대우 약속받아
미국이 7일(현지시간)부터 상호관세 제도를 전면 발효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의 대미 수출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15% 관세율을 적용받고 일부 품목에 대해 최혜국 대우도 확보했지만 관세 적용기준, 품목별 시행 일정, 복잡한 관세체계 등에 대한 기업 현장의 혼란은 여전히 크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협회와 KOTRA의 최신 안내자료를 바탕으로 실무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의문점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15% 상호관세는 언제부터 적용되나.
▲미국 동부시간 8월 7일 0시1분부터 발효됐다. 다만 8월 7일 이전 선적하고 10월 5일 이전 통관을 완료한 물품은 기존 관세율이 적용된다. 선적일과 통관일 모두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수출업체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두 날짜 모두 미국 동부시간 기준이다.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는 8월 7일부터 시행되나.
▲아니다.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15% 관세(기존 25%에서 인하)는 시행 시점이 미확정 상태다. 미국은 구체적인 시행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반도체·의약품 관세는 언제 적용되나.
▲아직 품목별 관세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반도체에 10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일본·유럽연합(EU) 등과 동등한 수준의 경쟁조건이 적용될 전망이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관세가 몇 겹으로 붙나.
▲철강·알루미늄 제품이나 파생상품은 함량 부분에 대해 232조 관세 50%가 부과되고, 나머지 부분에는 상호관세 15%가 별도로 적용된다. 일부 품목은 반덤핑·상계관세까지 더해질 수 있다.
―한국의 15% 상호관세는 경쟁국 대비 유리한 편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EU와 일본도 우리와 동일한 15%로 세율을 적용받는다. 다만 10%의 관세를 적용받는 영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유일한 주요국이라는 점에서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평가다. 베트남(20%), 인도(25%), 브라질(50%) 등과 비교하면 한국의 관세율은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은 무엇인가.
▲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했다. 이 중 1500억달러는 조선업에, 2000억달러는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원전 등 전략산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보증 및 대출 위주로 구성돼 정부 부담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산 제품 구매도 약속했나.
▲한국은 향후 4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 구매를 약속했다. 이는 최근 4년간 평균 수입 규모(867억달러)와 유사한 수준으로, 실질적 추가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는 있었나.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쌀·쇠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했으나, 한국은 이를 방어했다. 정부는 "쌀은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 디지털 규제 철폐, 플랫폼법, 정밀지도 반출, 방위비 분담 등도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
―여전히 불확실한 점은.
▲품목별 관세의 적용 시점, 최혜국대우(MFN) 여부 명시의 모호성, 환적 시 40% 벌칙관세 적용 기준 등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특히 일본 정부는 15%의 상호관세율에 MFN관세가 포함된다고 발표했으나 미국의 행정명령은 EU에 대해서만 관련 내용을 명시했다. 백악관에서 발표한 일본 관련 합의문에는 자동차 부품 관세 인하 및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최혜국 대우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 각국의 대미투자 약속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미정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