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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STX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이에 따라 현재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APC머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대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연내에 단행할 계획이다.

 

다만 STX가 APC머큐리 체제에서 이미 두 차례의 유증으로 1000억원을 끌어모으고도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만큼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 따르면 25일 STX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관련한 주요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STX에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내년 6월21일까지 상장적격성 개선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이 기간 STX 주식의 매매는 계속 정지된다. 거래소는 앞서 STX가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됨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판단했다.

 

STX가 제출한 개선안의 골자는 유증이다. 올해 하반기 중 곧바로 3자 배정 방식의 대규모 유증을 추진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또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대여금 등 채권보전 조치를 강화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면서 STX는 최대주주 변경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실상 유증을 통한 경영권 매각을 염두에 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TX는 최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새 주주의 각종 이해관계와 자본시장법 위반 이력 등 적격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새 주인을 맞더라도 현 최대주주인 APC머큐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못박았다. 적어도 상폐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는 제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TX는 현재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내년 6월 말까지 APC머큐리의 주식 보유를 확약했다고 전했다.

 

APC머큐리의 STX 지분율은 30%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APC머큐리가 STX를 사들인 것은 2018년 8월로,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약 1650만주를 총 702억원에 인수했다. APC머큐리의 인수 당시 지분율은 83.68%였지만 이후 △2020년 말 78.9% △2022년 말 55.4% △2024년 말 38.7% 등으로 낮아졌다. 이는 반복된 유증과 지분매각 등이 맞물린 결과다. STX는 2년여 전에도 유증에 나섰다. 이를 포함해 APC머큐리를 최대주주로 맞은 후로만 2번에 걸쳐 1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했다.

 

우선 2021년 7월 유증으로 384억원을 조달했다. 이때 기존 주식 수의 33.9%에 달하는 680만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어 2023년에도 541억원의 유증을 단행해 기존 발행주식 수의 31.1%에 해당하는 막대한 신주가 다시 시장에 풀렸다.

 

문제는 잇따른 유증에도 STX가 상폐 위기에 내몰려 있다는 점이다. 유증를 통한 인수합병(M&A)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이유다. STX는 최근 3년간 누적 적자만 1100억원을 넘어섰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87억원 △2023년 504억원 △2024년 4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35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았다.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STX의 올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520.9%로 전년동기 대비 175.5%p, 지난해 말보다는 135.1%p 급등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다는 것은 부채가 자본의 5배를 초과한다는 뜻이다.

 

STX는 1976년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출범한 종합무역상사로 조선·무역·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철강·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출입과 에너지, 기계·엔진 등 기존 사업을 지속하는 가운데 신소재와 수소발전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년간 적자를 기록해온 STX로서는 의지만으로 3 배정 유증을 통한 M&A 나서는 것이 쉽지 않을 "이라며 "M&A에서는 경영실적과 기업가치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라 오랜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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