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3·4분기에도 대만 로켓배송과 명품 플랫폼 사업의 '쌍끌이 성장' 덕에 최초로 분기 매출 12조원을 넘어섰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도 대만 시장의 성장을 높이 평가한 만큼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1%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익성 전략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4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4분기 매출은 12조8455억원(92억67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86.16)으로 전년 동기(10조6901억원·78억6600만 달러) 대비 20% 늘었다. 달러 기준 매출은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달러)으로, 올 1·4분기(2337억원)와 비슷하고 2·4분기(2093억원)보다는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쿠팡Inc는 지난해 4·4분기 연결실적 발표에서 올해 20% 안팎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올 1·4분기(21%), 2·4분기(19%)에 이어 3·4분기도 20%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확대되는 구조는 오랜 기간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을 위해 집요하게 투자해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 2250만명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원화 기준 매출은 11조615억원(79억80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고객 1인당 매출은 44만7730원(323달러)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분기 최대 매출 기록에는 고속 성장 중인 대만 로켓배송이 한몫했다. 김 의장은 대만 시장에 대해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번 분기 다시 한번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쿠팡은 대만도 한국처럼 배송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로켓배송 라스트 마일(소비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 구축을 본격화했다. 식품·생필품·가전 등 다양한 상품군을 확대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도 대만 현지 쿠팡 앱에 런칭했다. 경제활동인구만 1200만여명으로, 유통시장이 200조원에 달하는 대만에 K푸드와 K뷰티 등의 중소기업 수출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규모를 나타내는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EBITDA)는 2억9200만달러(4047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앞서 쿠팡은 올해 성장 사업 부문 조정 EBITA 손실이 9억~9억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올해 대만 로켓배송 등으로 최대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투자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만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성장 모멘텀으로 인해 해당 범위의 상한선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투자 수준은 각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