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지분 11.11% 1285억원에 취득
이익 창출력 높아…향후 배당 노린다
의사결정 일원화 통한 영업력 강화도
한화생명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이하 한금서)의 잔여 지분을 다시 사들이며 100% 완전 자회사 체제로 전환,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금서는 원래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였으나, 2023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를 유치하면서 지분율이 89%로 떨어진 바 있다.
한화생명의 배당 여력 확보와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 성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1일 한금서 잔여 지분 11.11%를 총 1284억6500만원에 취득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는 7.67%, 한국투자밸류운용으로부터는 3.44%의 전환우선주를 각각 취득했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한금서 지분 100%를 다시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지난 2023년 9월 한국금융지주는 한금서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전환우선주를 확보했다. 2021년 한금서는 출범 당시 총자본이 6500억원이었는데, 이때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를 9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한금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재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약환급금준비금에…배당 요원한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한금서 지분을 다시 취득하기로 한 것은 배당 여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본적정성 부담으로 배당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속 성장으로 기업가치가 두 배 가까이 뛴 한금서를 완전 자회사화하면 향후 배당을 통해 안정적 현금흐름을 모회사로 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IFRS17 시행 이후 자본 부담이 확대되고 금리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주주에게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실제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생명의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57%로 예상된다. 이는 전 분기보다 3.6%포인트 가량 떨어진 숫자다. 연말 기준 킥스 비율 전망치도 160%에서 155%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배당도 요원해졌다. 해약환급준비금 적립비율 완화 기준 요건인 킥스 비율 170%에 도달하지 못한 까닭이다. ▷관련기사: 한화생명, 킥스 개선됐지만 갈길 먼 '배당'(8월13일). 배당 힘든 보험업계, 해약환급금 제도 개선 한번 더?(10월27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도입과 함께 생긴 계정이다. 고객들이 중도에 해지할 경우 돌려줘야 하는 돈을 보험사가 미리 적립해두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시가평가된 보험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부족한 만큼을 준비금으로 쌓아 보험부채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법정준비금에 해당돼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된다.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IR)에서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영향으로 배당가능이익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라며 "신계약 증가에 정비례로 준비금 적립 규모가 늘어나는 구조라 합리적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제도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고 올해 주주배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본업 부진' 한화생명, 자회사 덕에 성장(11월14일).
한금서, 모회사 '캐시카우' 될까
이런 상황에서 한금서는 지난해 첫 배당을 실시하며 경영 안정성과 성장성을 시장에 입증했다. 당시 한투PE는 한금서로부터 15억원, 한화생명은 약 12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특히 한금서는 GA 유지수수료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유해 장기적인 현금창출력이 높다. 모회사의 재무 부담 완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에 적합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금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이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4.2%) 감소했으나,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순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한화생명은 한금서의 100% 완전 자회사 전환으로 의사결정 일원화를 통한 영업력 강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상품 전략을 한 축에서 통합적으로 조율해 GA 채널 강화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펼치게 될 수 있게 된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금서의 높은 이익 창출력 및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떄 지분 매입이 모회사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발생할 배당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이 적합한 타이밍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