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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수요 늘어도 환율 부담에 비용 압박 지속
대한항공, 통합·사업 다각화로 방어력 확보
LCC, 경쟁 심화 속 체력 소진…흑자 회복 시험대

 

올해 국내 항공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환율이다. 글로벌 항공 시장은 여객 수요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미 1400원대에 고착된 고환율 환경 속에서 국내 항공사들은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방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여행 부담이 커진 소비 환경과 달러 결제 비중이 큰 비용 구조가 겹치면서 여객 증가에도 곧바로 이익 개선으로 연결되기엔 제약이 크다는 평가다.

 

만석 행렬에도 수익성 저고도 비행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6년 전 세계 항공 여객 수요(RPK)가 전년 대비 4.9% 증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7%대 성장으로 회복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국 시장의 경우 늘어난 여객이 곧바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 부담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올해 항공업계를 둘러싼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여객이 늘어도 고환율 부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실적 개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 한국은행 역시 달러-원 환율 1500원대에 이르는 과도한 환율 공포를 경계하면서도 환율 기대 자체를 관리해야 할 만큼 시장의 긴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작년 달러-원 환율은 정규장 종가 기준 연평균 1421.97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평균치(1394.97원)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276.35원)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고환율이 일시적 변수가 아니라 상시 환경으로 굳어진 상태에서 항공사들이 실적을 방어해야 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올해도 환율 부담이 크게 완화되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말 달러-원 환율을 1400원 수준으로 제시하며 1300원대 안착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관세 정책, 에너지 수입 부담, 해외 투자 비용 등 대외 요인이 원화 강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다. 급등 공포가 진정된다 해도 항공업에 우호적인 수준으로 환경이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항공사들이 환율 변동에 민감한 이유는 비용 구조에 있다. 유류비·리스비·정비비·보험 등 주요 운영비의 70%가량이 달러로 지불된다. 공항 이용료 등 운항 관련 각종 수수료 역시 마찬가지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400억원의 외화평가손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환율이 10%만 변동해도 세전이익이 4500억원가량 줄어드는 민감한 구조를 가졌다.

 

항공사들이 일정 수준의 헤지 전략을 운용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대형 항공사(FSC)에 비해 원화 매출 비중이 더 높은 만큼 환율 충격을 방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대한항공 '방어' LCC '회복 시도'

실적 전망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대한항공이 올해 별도 기준 매출 16조4484억원,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여객 회복 효과가 반영되지만 비용 부담이 상존해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화물 부문은 여전히 의미 있는 수익 축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처럼 호황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글로벌 교역 회복과 운임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일정 수준의 실적 방어 역할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대한항공은 환율과 유가, 국제 여객·화물 수요 변화 등 업황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버틸 힘이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향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중복 노선 정리와 공급 효율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우주 사업 역시 중장기 성장 축으로 주목받는다. 군용기 성능개량, 전자전 항공기 등 대형 프로젝트가 이어지면서 매출 비중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엔진 정비 역량 강화와 외부 정비 사업 확대 역시 추가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 단거리 노선에서도 과점 체제를 확보하게 된다"며 "노선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프리미엄 좌석 확대 등으로 수익 단가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여전히 2019년 대비 40% 이상 높은 화물 운임 수준이 유지되는 가운데 합병 효과로 밸리카고(여객기 하부 화물) 물량이 늘면 화물 점유율도 추가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LCC는 고환율 부담을 짊어진 채 실적 회복까지 노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업계 맏형 제주항공은 공급 확대 속에서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진 점이 올해 최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1~11월 국제선 여객은 1521만명으로 LCC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24년 12월 말 발생한 여객기 추락 참사 이후에도 공급석을 2월 130만석 수준에서 10월 170만석대로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방어했다. 그러나 LCC 간 가격 경쟁과 고환율 환경이 겹치면서 공급 확대가 곧바로 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이 1200억~1300억원 수준까지 쌓인 이유다.

 

올해 관전 포인트는 확대된 몸집을 수익 구조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제주항공은 엔저 효과와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수익성 회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1월 일본 노선 여객은 약 3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일본 중심 노선 전략의 성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확장 전략을 통해 올해 매출이 1조9000억원대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비용 부담이 여전해 손익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완전한 안정적 흑자 고착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올해에도 적자가 예상되나 자본 확충 부담이 다른 LCC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버틸 여력이 있는 "이라며 "최대주주의 지원 효과와 함께 향후 시장 재편 과정에서도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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