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가 한국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BMW와 벤츠 등을 제치고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두 달 연속 기록했다.
9월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신규등록된 테슬라 전기차는 79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하며 월간 전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BMW(6458대)와 벤츠(4332대)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테슬라는 지난 5월 한국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6월에는 BMW에 밀려 2위로 내려갔으나 7월에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8월까지 1위를 지키면서 사상 처음 수입차 판매 두 달 연속 왕좌를 차지했다.차종별 순위에서도 테슬라 모델Y가 6683대로 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BMW 5시리즈(1993대), 벤츠 E클래스(1664대), 테슬라 모델3(1291대) 등이 뒤따랐다.
올해 누적 판매실적으로 보면 한국 시장에서 테슬라가 거둔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8월 테슬라 누적 신규등록대수는 3만45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1% 급증했다.
테슬라의 인기 요인으로는 그간 고질병이었던 공급 문제 해소를 꼽을 수 있다. 테슬라는 그간 한국에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판매해왔다. 한 달 이상 걸리는 배편으로 차를 실어나르는 데다 미국에서도 물량 부족에 시달리다보니 한국에 공급되는 물량이 들쑥날쑥인 경우가 많았다.테슬라 전기차는 지난해까지 평균 두 달에 한 번씩 입고됐다. 그러나 올해 5월 중국 상하이서 생산하는 전기 SUV ‘모델Y’가 투입되면서 달라졌다. 입고 즉시 출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공급 문제를 해결했다.
중국산 모델Y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5월 6570대로 시작한 테슬라 월 판매대수는 6월 6377대, 7월 7357대, 8월 7974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체 판매 중 중국산 모델Y(2만2088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테슬라 중국법인 판매량(수출 포함)은 36만44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테슬라 소유주의 추천으로 차량을 구매하면 8000위안(약 150만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1~7월 테슬라 판매량은 5600대 정도에 그쳤다. 승용차 내수 시장 규모(약 250만 대)는 한국(약 160만 대)보다 60% 가까이 크지만 테슬라의 판매량은 5분의 1 수준이다. 테슬라는 최근 일본에서 모델3 가격을 최대 55만 엔(약 520만원) 낮췄다.유럽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독일 등 유럽 주요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체는 독일 연방자동차청(KBA)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월 테슬라의 독일 신규 차량 등록 대수가 39% 감소했고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는 56%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8월 유럽 판매량은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주요 시장에서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나마 노르웨이 시장에서 지난 8월 신규 등록 대수가 21% 증가했고 올해 연간으로 26% 늘어나며 선전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도 야심 차게 진출했지만 한 달 반 만의 판매량이 600대를 겨우 넘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